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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가 약해소~" 朴정부는 왜 약속 못지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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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가 약해소~" 朴정부는 왜 약속 못지켰나

입력
2015.02.2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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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인 25일 청와대 직원 조회에서 선물을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인 25일 청와대 직원 조회에서 선물을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2년 12월19일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민주화 이후 가장 많은 득표로 당선됐습니다. 당선 직후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박 대통령을 뽑은 첫 번째 이유로 '신뢰가 간다' '약속을 잘 지킬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집권 2년 후, 박 대통령은 국민들의 바람대로 약속을 잘 지켰을까요? 박근혜정부 2년 성적표(▶1편 기사보기)를 살펴보면 낙제점 수준입니다. 박근혜정부 2년을 맞아 주요 공약이 후퇴하거나 파기된 원인을 인기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유행어를 통해 짚어봤습니다.

KBS 개그콘서트 '명인본색'의 한 장면. 화면 캡처.
KBS 개그콘서트 '명인본색'의 한 장면. 화면 캡처.

①"쩐(錢)이 약해소~"

박 대통령은 대선에서 '준비된 복지공약'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현재 복지공약은 재원의 한계로 상당 부분 후퇴하거나 아예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기초연금입니다. 대선에선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매달 2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 소득 하위 70%의 노인에게만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차등 지급해 공약이 대폭 후퇴했습니다.

‘4대 중증질환 보장’은 보장범위가 ‘진료비용’이 아닌 ‘진료항목’으로 변경되면서 혜택 폭이 대폭 줄었습니다. 국민들은 중증질환 진료비를 정부가 모두 부담해줄 것으로 믿었지만, 실제로 중증질환 진료비용의 일부만 정부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바뀐 겁니다.

무상보육공약도 당초 취지와 엇나가고 있습니다. 누리과정(3~5세 보육)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지만, 예산의 상당 부분을 지자체에 떠넘겨 논란이 일었습니다. 일단 예산의 일부를 각 교육청이 담당하고 정부가 우회 지원하는 것으로 합의 했지만, 언제 다시 갈등이 불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다름없다는 지적입니다. (▶기사보기)

2012년 9월5일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100% 국민행복 실천본부의 총선공약 법안 실천 국민보고 행사에 참석해 황우여(왼쪽부터)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 등과 공약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2년 9월5일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100% 국민행복 실천본부의 총선공약 법안 실천 국민보고 행사에 참석해 황우여(왼쪽부터)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 등과 공약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② "의지가 약해소~"

‘경제민주화’는 박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이끈 대표 공약이지만, 지금은 거의 잊혀졌습니다.

경제민주화는 재벌 중심의 대기업 이익 분배 구조를 바꾸고 경제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진보정당에서 나올법한 공약이 보수정당의 대표공약으로 선전돼 관심을 끌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초기 거듭 경제민주화를 강조했습니다.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각종 규제개혁안이 나왔지만 세월호 참사 악재에 부딪히면서 지지부진해졌습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체제가 출범한 후 정부 정책은 ‘경제민주화’보다 ‘경제활성화’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저성장 늪에 빠진 경제를 활성화 해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히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침체된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해 1월 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며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1월 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며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③"변화에 약해소~"

박근혜정부 집권 2년간 후한 평가를 받는 분야 중 하나가 외교안보지만, 남북관계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입니다. 박 대통령은 남북간 신뢰를 형성하고 관계를 발전시켜 통일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있지만, 남북관계는 여전히 냉온탕을 오가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한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다. 한반도 통일은 우리 경제가 재도약 할 수 있는 기회”라며 ‘통일대박론’을 설파했습니다. 통일이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와 세계 경제 번영에 기여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 통일대박론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통일대박론은 사실상 북한체제 붕괴를 전제로 하고 있기 대문에 북한의 경직된 태도를 부추긴다는 뜻이죠.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화의 문을 열어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기사보기)

2012년 10월 12일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한광옥 국민통합수석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2년 10월 12일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한광옥 국민통합수석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④ "신호음이 약해소~"

여전히 출발선에 서있는 공약도 있습니다. 바로 ‘국민대통합’입니다.

2012년 8월 20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며 “국민대통합 시대를 열겠다”고 역설했습니다. 대선공약집에서도 ‘100% 대한민국을 위한 국민통합’을 필수과제로 적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박 대통령의 행보는 국민대통합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국정원 댓글 파문,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등에서 보여준 ‘불통’은 국민감정을 자극, 양분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불통 인사' 등 폐쇄적 국정운영 모습은 국민 불만을 가중시켰습니다. (▶기사보기)

2012년 1월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박근혜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모습. SBS 캡처
2012년 1월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박근혜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모습. SBS 캡처

⑤ "남은 3년! 잘 부탁합니다"

“신뢰라는 건 작은 것이라도 하나하나 지켜 가야 할 때 쌓이는 것이다. 앞으로 소통하기 위해 계층과 세대를 막론해서 많이 듣고, 실천하고, 해결을 위해 같이 공감하며 노력해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2012년 1월,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박근혜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얘기입니다. 본래 ‘원칙과 신뢰’는 박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입니다. 정치적 고비마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남은 3년, 잘 부탁드립니다.

김지현기자 hyun1620@hk.co.kr

김진솔 인턴기자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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