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고서, “내국인 기피 비숙련 일자리 집중… 전문인력 늘려 성장기여도 높여야”
국내에 장기 체류 중인 외국인 가운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문인력의 비중은 4~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절대다수의 비숙련ㆍ저임금 인력이 단기적인 인력부족은 해결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잠재력 제고에는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따른다.
16일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정선영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외국인력 취업현황 및 노동수급에 관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0월 현재 국내에 취업자격을 가진 외국인 61만3,100명 중 전문인력은 5만명(8.2%)에 불과했고 나머지 56만3,100명은 단순기능인력이었다.
국내 외국인 전문인력은 1994년 5,265명에서 꾸준히 증가했지만 여전히 전체 장기체류 외국인 가운데 4~5%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전문인력이라 해도 절반 가량은 외국어회화 지도(37%), 예술흥행 관련 업종(10%)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R&D) 등 기업의 부가가치 창출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인력은 38%에 불과하다.
국내 체류 외국인력의 학력 구성을 봐도 작년 기준 국내 대졸 이상 취업자 중 외국인 비중은 1.9%에 불과해, 중졸과 고졸 학력의 국내 취업자 대비 비중(각각 8.1%, 3.8%)보다 훨씬 낮았다. 업종별로는 저학력의 비숙련 외국인력이 제조업(55%) 분야에 가장 많았고, 농업(6%), 건설업(5%)이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 외국인 취업자가 국내 취업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대(6.7%)가 가장 높고, 30대(4.5%), 40대(2.6%) 등 순이었다.
정선영 전문연구원은 “조만간 노동력 감소로 성장잠재력이 떨어질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외국인력은 일부 산업분야에서 인력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고부가가치를 지향하는 산업구조 하에서는 외국인력의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급 외국인력의 비중을 높일 수 있도록 외국인력 유입 관련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