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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꿀팁] 네 다리 잃은 개 치치가 다시 걸을 수 있게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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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꿀팁] 네 다리 잃은 개 치치가 다시 걸을 수 있게 된 이유

입력
2016.05.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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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이리온 동물병원은 네 다리가 묶인 채 쓰레기 더미에 방치되었다가 구조된 리트리버 믹스견 ‘치치’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대대적 수술을 진행했다. 치치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는 괴사한 다리를 모두 포기할 수 밖에 없었고, 수술 이후에도 치치가 다시 건강해져서 움직일 수는 있을 지 모두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치치는 힘든 수술을 잘 이겨내었으며 긍정적인 성격을 바탕으로 막강한 회복력을 보여줬다. 재활 치료를 통해 짧아진 다리로 엉금엉금 걸어 다니면서 활동을 시작했고 수술 한 달 후에는 공놀이도 할 수 있게 됐다.

리트리버 치치가 네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 후 다시 걸을 수 있었던 데는 재활치료의 도움이 컸다. 페이스북 Chi Chi of ARME
리트리버 치치가 네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 후 다시 걸을 수 있었던 데는 재활치료의 도움이 컸다. 페이스북 Chi Chi of ARME

치치는 미국의 한 가정으로 입양되었고, 계속해서 재활 과정을 밟고 있단 소식을 들었다. 치치는 수영을 포함한 재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완전히 건강을 되찾으면 치료견으로 활동하면서 아픈 사람들에게 치치의 밝은 에너지를 나누어줄 계획이라고 한다.

아직 국내 반려인들에게 반려동물의 재활 치료는 다소 생소하게 들릴 것이다. 반려동물 역시 사람처럼 신경, 정형외과 수술 후 만성 퇴행성 관절염, 디스크, 근골격계 손상을 예방하고, 상처치유와 통증 및 비만 관리 등을 위해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다리 골절 수술 후 뼈가 다 붙었어도 그 다리를 잘 사용하지 못하면 치료의 의미가 퇴색된다. 특히 관절은 쓰고 움직이지 않으면 주변 조직이 섬유화 되며 굳어서 역할을 잘 할 수 없게 되는데, 이는 삶의 질을 매우 떨어뜨리게 된다. 따라서 근골격계 수술 이후 재활 치료과정은 동물이 스스로 수술 부위를 잘 쓸 수 있을 때까지 반드시 필요하다.

퇴행성 관절염을 겪는 동물들도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그 통증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한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말을 할 수 없어서 표현하지 못할 뿐, 퇴행성 관절염 동물환자들도 날씨가 궂으면 더욱 아프다.

재활치료는 가정에서 해줄 수 있는 부분도 많다. 때문에 치료과정에 가족들이 참여하면 동물과 가족들의 유대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 수술 후 회복 기간을 단축시키고, 근육·신경·관절의 기능 개선을 도울 뿐 아니라 약물 치료 필요성 감소 등을 통해 치료비를 절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재활 클리닉을 운영하는 동물병원은 아직 몇 군데 되지 않는다. 재활 치료 방법은 마사지 요법, 운동요법, 전기자극요법(TENS), 온열·한냉요법, 초음파 치료, 침술·뜸, 레이저 치료, 수중 런닝머신 등 다양한데, 필요한 재활치료를 질환에 따라서 적용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영구적으로 다리를 잘 쓸 수 없는 동물들은 재활보조장치를 착용하는 경우도 있다.

동물이 척추 신경 손상으로 뒷다리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휠체어를 타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으며, 산책도 가능하다. 등이나 목의 통증을 심하게 호소하는 디스크 질환을 가진 동물에게는 척추보조기를 장착하여 척추의 정렬을 바르게 하고 통증을 경감시키는 효과를 보기도 한다. 수술을 하더라도 재활 치료를 병행하면 회복 속도가 빨라서 입원하는 기간도 짧다.

뒷다리를 쓰지 못하는 반려동물에게는 휠체어를 제작해 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뒷다리를 쓰지 못하는 반려동물에게는 휠체어를 제작해 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작년에는 홍역 후유증으로 일어서지 못하고 옆으로 누워 발만 버둥거릴 수 있는 생후 4개월 된 골든 리트리버 강아지 환자를 진료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안락사라는 최후의 방법을 선택하지만 보호자는 포기하지 않았고 재활 클리닉을 찾아왔다.

강아지는 재활치료를 거치며 앞다리는 몸을 지탱할 수 있을 정도로 나아졌고, 보호자는 휠체어를 제작해 강아지의 마비된 뒷다리를 대신하게 했다. 휠체어 착용 일주일 뒤, 보호자는 강아지가 휠체어에 의지해서 건강한 친구 강아지들과 함께 공원에서 뛰어다니는 동영상을 보내왔다. 그 장면을 보면서 느꼈던 뭉클함은 글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현재 국내에서도 많은 수의사들이 재활치료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사람이 아플 때 수술이나 투약 외에도 재활치료가 중요하듯 반려동물 진료에서도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국내에서도 재활치료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진료도 일반화되어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

▶ 수영으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치치’ 사진 보기

문재봉 수의사(이리온 동물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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