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사설] 북핵 제재 관련국 동향에 냉철히 대응해야

알림

[사설] 북핵 제재 관련국 동향에 냉철히 대응해야

입력
2016.09.20 20:00
0 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19일 뉴욕에서 북핵 대응책을 논의했다. 독자적 제재를 포함한 강력한 대북 추가 제재를 공언한 미국과 달리 유엔 밖에서의 개별 제재에 반대해 온 중국이었다. 이 때문에 제법 껄끄러울 것이란 일부 추측과 달리, 회담은 긍정적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지도자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 추진에 적극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백악관은 “양국이 안보리에서 적극 협력하는 것을 포함해 한반도 비핵화 달성을 위해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는 성명도 냈다. 중국이 안보리 제재 자체에 반대한 게 아닌 만큼 원칙론적 합의일 수 있으나, 그동안 미중이 남중국해 영유권이나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 등으로 신경전을 벌여온 데 비하면 달라진 모습이다.

이런 분위기는 앞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드러났다. 공동성명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촉구하면서 새로운 안보리 결의 채택, 독자적 조치 검토 등을 언급했으나 남중국해 문제, 중국의 역할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1월 4차 핵실험 이후 가진 3국 외무차관 회담 때 미일이 중국의 ‘남중국해 행동’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대북 영향력 행사를 강하게 촉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임해야 한다”면서 제재 일변도의 흐름에서 중국이 바라는 대화를 언급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과거에는 남중국해 문제 등을 앞세워 미일이 북핵 문제에서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국면이었다면 이번에는 중국을 제재에 동참시키기 위해 북핵 이외의 현안에서는 ‘갈등 조정’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올 법하다.

북한에 핵 개발 관련 물자를 제공한 중국의 랴오닝훙샹그룹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를 중국 당국이 수용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 그룹의 자회사인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는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이중물품 네 종류를 포함해 최근 5년간 북한에 2억달러에 달하는 물품을 수출했다.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지만, 중국이 자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수사를 받아들이고 공동제재를 취하기로 한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다만 그것이 대북 추가 제재에 대한 중국의 전적인 동참 의지 표현으로는 보기 어렵다. 오히려 낮은 수준의 제재에는 협조하면서 미국이 주장하는 전방위 압박은 견제하려는 중국의 뜻이 관철된 모양새로도 읽혀진다. 북핵을 둘러싼 관련국들의 행보가 날로 복잡해지고 있어, 우리가 더욱 냉철한 대응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임을 일깨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