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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의장의 절묘한 완급 조절과 뚝심이 여야 합의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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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의장의 절묘한 완급 조절과 뚝심이 여야 합의 한몫했다

입력
2014.09.3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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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본회의 개의 요구에도 개회 5시간여 늦춰 협상 탄력

새정치 개의 연기 요청에는 "오늘 안건 반드시 통과" 압박

30일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한 정의화 의장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요청으로 개회 선언을 미루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의장석 앞까지 내려와 항의를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30일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한 정의화 의장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요청으로 개회 선언을 미루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의장석 앞까지 내려와 항의를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우여곡절 끝에 여야간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타결되고 정기국회가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정의화 국회의장 역할이 두드러졌다. 여야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과 양측 모두를 대화와 협상의 틀로 끌어낸 정치력과 뚝심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정 의장은 30일 당초 예정보다 5시간 30분 늦은 오후 7시 30분에 본회의를 개의했다. 어렵게 물꼬가 트인 세월호법 협상에 탄력이 붙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오후 2시 직전부터 자리를 잡고 본회의 정시 개의를 강력 요구한 새누리당 의원들을 향해 “여야가 합의정신을 살려 국회를 원만하게 이끌어 나가는 것이 의장의 책무”라며 “지금 개의를 하고 야당이 입장할 때까지 정회를 할 수도 있지만 가능하면 원만하게 회의를 시작하려고 한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는 항의하는 새누리당 의원들 쪽으로 내려가 일일이 악수를 하며 달래기도 했다.

정 의장은 동시에 본회의 개의 연기를 요청한 야당을 향해서도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그는 “여러분(새누리당 의원들)이 의심할 수 있듯이 야당이 술책적으로 오늘 본회의를 원만하게 끌고 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판단되면 국민과 약속한 대로 91개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면서 “내 이름이 ‘부의화’로 바뀌지 않는 한 약속은 지킨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 의장은 새누리당을 향해선 본회의 개최를 통한 단독국회 불사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여야간 협상의 진전을 위한 양보를 끌어냈다. 또 야당에 대해서도 세월호법을 중시하는 입장을 배려하면서도 더 이상의 국회 공전은 안 된다는 분명한 경고를 보냈다.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여야 모두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면서도 상대방을 조금씩 배려한 모양새가 된 것이다.

정 의장은 여야간 협상 과정도 실시간으로 챙겼다. 오전부터 실무진들을 독려해 여야 대표 및 원내지도부와 접촉하도록 했고, 오후에는 협상 진전 상황을 감안해 양당에 비공식적으로 본회의 개의 시간을 오후 4시, 오후 5시, 오후 7시로 조정하면서 간접적인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앞서 정 의장은 지난 26일 어렵사리 열린 본회의를 개의 9분만에 끝냈다. 당시 새누리당은 91개 법안의 단독처리를 강력 요구했지만, 정 의장은 야당의 본회의 연기 요구를 수용해 전격적으로 본회의를 30일로 연기했다. 그러면서 여야에 세월호법 협상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친정인 새누리당은 국회의장 사퇴촉구 결의안까지 검토하는 등 격앙된 분위기였지만, 정 의장은 “정치는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당시 정 의장 탄핵 촉구 대열에 동참했던 한 새누리당 의원은 “솔직히 정 의장이 여전히 미덥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정치선배로서의 경험과 정치력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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