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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 획득한 한국 여자 컬링, 어떻게 세계 정상 반열에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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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 획득한 한국 여자 컬링, 어떻게 세계 정상 반열에 올랐나

입력
2018.02.2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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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의 스킵 김은정이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무관심이 ‘열광’으로 바뀌는 과정은 고됐지만, 바뀌는 순간은 ‘찰나’였다. 농촌 지역인 경북 의성에서 자란 컬링 소녀들의 성공 신화가 전 국민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김은정(28) 스킵이 이끄는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25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결승전에서 스웨덴(스킵 안나 하셀보리)에 3-8로 졌지만,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스웨덴이 빈틈 없는 전력으로 꾸준히 앞서 나가자, 대표팀은 9엔드 직후 패배를 인정했다.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경기를 먼저 끝내며 패배의 악수를 청한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한국 컬링의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 여자 컬링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8위(3승 6패)의 성적으로 예선 탈락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예선에서는 8승 1패로 1위를 차지, 이후 준결승에서 일본을 8-7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1980년대 탄생한 한국 컬링이 올림픽 메달을 거머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국가가 올림픽 결승에 진출한 것 역시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은 올림픽 컬링에서 은메달을 딴 최초의 아시아 국가로 기록됐다.

빛나는 성적과 함께 선수들의 드라마틱한 역경 극복 스토리가 국민적 관심을 등에 업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컬링은 그 동안 철저히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인지도는 워낙 낮았으며 일각으로부터는 ‘바닥 청소 운동’이라 폄하되기도 했다.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동계 스포츠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대표팀은 대한컬링경기연맹과의 갈등 등으로 지원에 대한 기대를 져버렸다. 대표팀은 선수들의 소속팀인 경북도체육회에서 '자체 프로그램'을 마련해 올림픽을 준비했다.

대표팀은 국제대회 출전으로 경험을 쌓는 한편, 미술 심리치료 등 다양한 멘탈 강화 훈련을 소화했다. 3년 전부터는 피터 갤런트, 밥 어셀(이상 캐나다) 코치를 전담 외국인 코치로 기용해 전력을 급상승시켰다. 올림픽 전에는 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라이언 프라이, 베테랑 선수 경력의 짐 코터(이상 캐나다)를 임시 코치로 초빙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선수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한 데 뭉치며 역경을 극복해 나갔다. 경기에서도 끈끈한 팀워크를 발휘했다. 경북도체육회의 김응삼 체육진흥부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컬링이 ‘패밀리 스포츠’인데다, 선수들이 실제로 가족같이 동고동락한 사이인 터라 남다른 팀워크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선수들은 대회 전 훈련과 경기에만 집중하기 위해 휴대폰을 반납하는 결단력을 보여줬다. 속세와 차단한 채 철저히 경기에만 몰입한 끝에 ‘기적’을 일궈낼 수 있었던 것이다.

김은정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스웨덴은 정말 완벽한 경기를 보여줬다.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설 만큼 충분히 멋진 샷을 했다”며 끝까지 품격 있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휴대폰을 돌려 받았느냐’는 취재진의 농담 섞인 질문에 대해서는 “(김)영미(27)랑 똑같이 아직 휴대폰을 받지 못했다. 우리가 얼마나 유명해졌는지 빨리 인터넷 켜봐야 알 것 같다”고 웃으며 “단순히 우리의 인기가 올라간 것 보다는 한국 컬링을 지켜봐 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정말 행복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릉=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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