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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빈틈 없는 한미일 공조만이 전쟁을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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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빈틈 없는 한미일 공조만이 전쟁을 막는 길이다

입력
2017.09.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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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그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온갖 폭언을 동원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했다. 유엔총회를 핵 프로그램의 자위적 정당성을 강조하는 무대로 삼은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 대한 극도의 적개심을 표출한 20여분 간의 연설이었다. 리 외무상은 “악의 대통령” “권모술수의 투전꾼” “거짓말 왕”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하하며 “미국과 추종세력이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군사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나흘 전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파괴”발언에 북한 김정은이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로 맞받아칠 때 예견됐던 반응이다.

리 외무상이 연설하기 몇 시간 전 미국은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B-1B 랜서 전략폭격기를 동해의 국제공역까지 출격시키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해상 휴전선이라 할 수 있는 동해 북방한계선(NLL)까지 올라간 것은 21세기 들어 처음이다.“군사옵션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의 발언이 허언이 아님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군사적 능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북미 간 대치가 무력시위에서 상대방 지도자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난으로까지 치달으면서 한반도 정세는 그야말로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혼미 상황으로 내달리고 있다. 중국이 이례적으로 북한에 대한 고강도 제재조치를 잇따라 취하는 것도 한 방증이다. 중국은 그제 6차 핵실험에 대한 안보리 결의 2375호에 따라 대북 석유수출을 제한하고 북한산 섬유류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유엔 결의 이행 차원이라고는 하나 중국이 한사코 반대해 왔던 석유류에 대한 제재조치를 처음 발동한 것은 미국의 군사공격 가능성 등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북미 대결국면이 첨예화하는 데 비례해 국제공조를 통한 대북 압박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것은 고무적이다. 유엔 결의에 따라 남미와 중동, 유럽에서 연쇄적으로 북한 대사를 추방하고, 대북 경제교역을 단절하거나 축소하는 국가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정치권은 김정은은 말할 것도 없고 트럼프 대통령조차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빠져드는 것을 가장 크게 우려한다고 한다. 종국으로 치닫는 지금의 북핵 정국에서 가장 긴요하고 절실한 것은 한치의 빈틈 없는 한미일 공조 태세다. 현재로서는 그것만이 우발적 충동이나 오판에 의한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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