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혜정 기자

등록 : 2018.02.27 04:40

출산ㆍ육아 지원 1순위 부러운 공직사회… 그래도 마중물 효과 기대

등록 : 2018.02.27 04:40

“여건 좋은 대기업이나 가능”

중소기업 등 상대적 박탈감 커

직업 안정성 강화 보완책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정부의 출산ㆍ육아 지원에서 공직사회는 늘 1순위다. 남성공무원의 배우자 출산휴가를 현행 유급 3일에서 10일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개정안이 입법예고됐다.

만 8세 미만 자녀를 둔 공무원의 10시 출근은 이미 시작됐다. 사업주 선택인 민간과 달리 공공기관장은 의무 시행해야 한다. 이 뿐 아니다. 자녀 1명당 최대 사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이 3년이다. 민간 1년보다 3배나 더 길다. 부부가 공무원이면 무려 6년의 육아휴직이 가능하다.

이런 격차를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 정부는 공공부문의 변화가 민간의 변화에 마중물이 될 거라고 말한다. 인사혁신처는 입법예고를 하며 “결국 공무원만 좋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지만, 주5일 근무도 공공에서 시작해 민간에 정착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문가들도 민간기업이 큰 폭의 변화를 수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공직사회부터 시작되는 이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데 동의한다. 윤자영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모범을 보여도 당장 이를 따라갈 수 있는 건 여건 좋은 대기업이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박탈감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공공부문 연관 사업체들이 먼저 영향을 받고, 다른 민간기업들도 인재를 공공에 뺏기지 않기 위해 근로조건을 혁신하는 등 장기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후속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민간 근로자들의 우려대로 공직사회만의 특혜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 이삼식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스웨덴 등 일ㆍ가정 양립이 잘 되는 나라들도 공공부문부터 제도가 확산됐지만 그 배경에는 사회 전반의 직업안정성이 높아 제도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있었다”며 “제도의 목적인 ‘경력단절 방지’가 실현되려면 서비스업 등 육아취약직군의 직업안정성을 강화하는 보완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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