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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업무 마치고 사랑 배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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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업무 마치고 사랑 배달하죠”

입력
2017.12.14 16:56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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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전우체국 적십자봉사회

자비로 매달 청소·연탄배달 등

집배원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서대전우체국 적십자봉사회' 회원들이 지난 9일 독거노인 가구에 연탄을 배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대전우체국 적십자봉사회 제공
집배원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서대전우체국 적십자봉사회' 회원들이 지난 9일 독거노인 가구에 연탄을 배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대전우체국 적십자봉사회 제공

“배달하면서 알게 된 어려운 이웃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요.”

지난 9일 대전 중구 대흥동 허름한 단독주택에 노란 조끼를 입은 중년의 남녀 10여명이 연탄을 나르며 구슬땀을 흘렸다. ‘서대전우체국 적십자봉사회’ 회원들인 이들은 독거노인 가구에 회비로 구입한 연탄을 배달하는 중이었다.

서대전우체국 적십자봉사회 활동은 우편물과 택배 물품을 배달할 때 알게 된 불우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보람 있는 일 한번 해보자”며 뭉친 집배원 7명으로 2006년 시작됐다.

‘우정봉사회’라는 이름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커피값을 아끼고 회비를 모아 생필품을 사서 어렵게 살고 있는 독거노인 가구에 전달했다.

그러다 점차 봉사에 뜻을 같이하는 집배원과 여직원들이 늘면서 2008년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자는 의미를 담아 ‘어울림 봉사회’로 확대 개편했다. 그리고 2011년 대한적십자사 대전중구협의회에 가입한 후 현재까지 ‘서대전우체국 적십자봉사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 동안 회원은 30명으로 증가했다.

회원들은 매달 한차례 동네 및 공원청소, 하천정화활동, 연탄배달, 청소년 선도활동 등을 펼친다. 분기에 한차례씩 독거노인 집수리 봉사활동도 전개한다. 필요한 비용은 회원들이 매달 1만원씩 회비를 내고 분기별로 2만원씩 추가 부담한다. 봉사활동에 필요한 기금이 모자라면 십시일반 추가 갹출도 한다.

봉사대상 선정은 집배원들이 배달 중 알게 됐거나 지역 주민, 동사무소가 추천한 가구를 봉사회 한우송(50) 봉사회 사무국장이 사전에 답사를 한 후 임원진과 논의해 결정한다.

봉사는 주로 토요일 오전 택배 업무를 마친 후 오후에 진행하지만, 집수리나 도배 등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경우에는 봉사 날짜를 일요일로 잡기도 한다. 일부 회원들은 봉사를 위해 자비를 들여 도배학원을 수강하기도 하고 교육차원에서 자녀들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기상(54) 회장은 “봉사활동을 벌이며 주민들과 친밀해지고 우체국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져 간혹 배달 실수가 나오더라도 주민들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고 있다”며 “주어진 직무에 충실하면서 지역 주민을 위한 ‘사랑의 전령사’ 역할을 더 열심해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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