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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타자들을 현혹시킨 배영수의 두 가지 투구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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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타자들을 현혹시킨 배영수의 두 가지 투구폼

입력
2015.05.0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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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영수(한화 제공)

[대전=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배영수(34ㆍ한화)는 부진했다. 12.10의 평균자책점, 보직도 명확하지 않았다.

한화 구단은 오프시즌 21억5,000만원(3년)을 배팅해 그를 잡았다. 지난 14년 간 삼성에서 증명한 베테랑 오른손 투수의 가치를 인정했다. 하지만 2015시즌 초반, 배영수는 이름값을 못했다. 선발 2차례, 중간 투수로 3차례 던져 깔끔한 피칭을 선보인 건 단 한 번뿐이다. 18일 대전 NC전에서 기록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나머지 경기는 실점이 꽤 많았다.

배영수도 당황했을 법 했다. 최근 2년 간의 행보와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만두사건(만루홈런 두 방)'으로 유명한 2013년 3월30일 대구 두산전에서 3⅔이닝 8피안타 8실점으로 무너졌지만 이후 선발 7연승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도 4월 4경기에서 1승1패, 5월 5경기에서 2승1패로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구위가 딱히 떨어진 것도 아닌데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그리고 시즌 3번째로 선발 등판한 2일 대전 롯데전. 롯데는 지난달 10일 부산 사직에서 만나 4⅔이닝 4피안타 4볼넷 7실점으로 그의 12점대 평균자책점을 만든 팀이었다.

결과는 23일 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배영수가 올 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21억원의 가치를 증명했다. 총 86개를 더지면서 직구 최고 시속이 145㎞ 찍힌 그의 성적은 6⅓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 시즌 첫 승에 성공했고 평균자책점도 8.44로 뚝 떨어졌다.

공격적인 투구였다. 좌우 코스 가리지 않고 원하는 대로 공을 뿌렸다. 롯데는 3번 황재균이 햄스트링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 앞선 등판과는 타선의 무게가 달랐다 해도 그의 공을 정타로 때려낸 타자는 거의 없었다. 배영수는 직구(32개)보다 변화구(54개)를 많이 던지며 삼진도 7개나 뽑아냈다.

호투의 비결은 또 있었다. 타자들을 현혹한 두 가지 투구폼이다. 와인드업을 해 공을 뿌린 그는 앞으로 뻗는 왼발에 큰 차이를 뒀다. 한 번은 정상적으로 빠르게 들어올려 내리는 스트라이드를 했다가, 다음 투구 때는 왼 다리를 오른 다리 쪽으로 젖혀 한 동안 들어올린 상태를 유지한 뒤 천천히 내디뎠다. 구종으로 완급 조절을 하고, 왼 다리로도 타자들의 눈을 현혹시킨 셈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좀처럼 출루하지 못해 투수가 세트포지션으로 던지게 끔 만들지도 못했고, 두 가지 폼에서 여러 구종이 마구 섞여 날아오니 혼란만 가중됐다.

진필중 SPORTV 해설위원은 "빠른 템포, 느린 템포 두 가지로 피칭하면 타자들이 헷갈릴 수밖에 없다. 일정한 호흡을 가져가지 힘들어 타이밍을 잡는 데 어렵다"며 "나도 현역시절 리프팅(다리를 들어올리는 동작)에서 세밀하게 변화를 줬다. 배영수는 그 점을 정말 잘 활용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배영수는 경기 후 "앞선 두 차례 선발에서는 쫓기는 마음이 있었다. 투구폼에도 변화를 주지 못했다"며 "오늘은 포수 조인성 선배의 사인이 워낙 좋았고, 경기 초반 야수들이 점수를 뽑아 내줘 편하게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인성이 형과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원 바운드 공을 잘 막아줘 고맙다"며 "직구가 살아나면서 포크볼도 좋아진 것 같다. 투구수가 적어 더 던지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팀을 위해 내려오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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