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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람 기자

등록 : 2018.05.17 04:40
수정 : 2018.05.17 09:19

[단독] 검란 출발점은 작년 국감 직전 ‘압수수색 연기 지시’

등록 : 2018.05.17 04:40
수정 : 2018.05.17 09:19

강원랜드 수사단 “대검 반부패부 직권남용”

대검 “절차 준수 위한 조치” 해석 갈리자

문무일 총장 “자문단 심의를” 충돌 촉발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관련해 수사지휘권 행사로 외압 논란에 휩싸인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검란’(檢亂) 파문을 불러 일으킨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 및 강원랜드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과 문무일 검찰총장 간 충돌은 대검 반부패부장의 직권남용 혐의에서 촉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국정감사 직전 강제수사에 대한 대검 반부패부의 연기 지시,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과 권성동 국회 법사위원장의 통화를 직권남용과 공모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놓고 강원랜드 수사단과 대검이 마찰을 빚었다는 것이다.

16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파문의 출발점은 지난해 10월 20일(금요일). 강원랜드 채용비리를 수사하던 안 검사는 이날 채용비리에 연루된 브로커 A씨 자택 등을 다음날 압수수색하겠다고 대검 반부패부에 보고했다. 이에 반부패부는 며칠 보류해 평일에 압수수색을 실시하라고 지휘했다. 압수수색 예정일 이틀 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춘천지검을 포함한 서울고검을 대상으로 하는 법사위 국정감사라 수사가 정치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던 권 의원의 법사위원장 사퇴 요구 등 여야 간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춘천지검은 압수수색을 미뤘고, 이후에도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다.

또 안 검사가 지난해 수사 당시 권 의원 보좌관에게 소환을 통보하면서 “나올 때 다른 보좌관도 데리고 나오라”고 하자 이에 권 의원은 절차 문제를 제기하면서 김 부장에게 전화했다고 한다. 소환 자체를 보고 받지 못한 반부패부는 안 검사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내규 위반을 지적했다. 정치인 보좌관 등을 입건ㆍ소환할 때는 대검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안 검사는 염동열 의원 보좌관 소환 때도 대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가 15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 교육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검찰총장 등 대검 수뇌부가 강원랜드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강원랜드 수사단은 대검 반부패부의 압수수색 연기 지시, 권 의원과 김 부장의 수사 관련 통화 등을 근거로 김 부장이 권 의원과 공모해 수사를 방해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적용할 방침을 세웠다. 수사단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 당시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경찰에 청탁한 최기문 전 경찰청장이 직권남용 유죄선고를 받은 2010년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김 부장의 수사지휘를 권한 남용으로 봤다. 결과적으로 반부패부 지휘로 압수수색이 실시되지 않았고, 보고하지도 않은 소환을 상부에서 알고 확인하는 것 자체가 안 검사 입장에선 외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사단 측은 “직권남용은 지시를 받는 하급자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검 판단은 달랐다. 최 전 청장 사건은 수사를 방해하려는 청탁이었고, 반부패부 지휘는 강제수사 시점을 고려하고 절차를 준수해 수사하라는 취지였지,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당시 안 검사의 수사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춘천지검 관계자는 “대검 측의 수사 지휘는 정당했다고 보지만, 안 검사가 보완수사나 검토 지휘 등을 압력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사단과 대검 측 법리 해석이 갈리자 문 총장은 고검장ㆍ지검장으로 구성된 검찰 내부 ‘전문 자문단’을 꾸려 심의하기로 수사단과 협의했다. 이후 수사단은 안 검사의 문 총장 질책 폭로가 있던 지난 15일 수사 독립성을 주겠다는 약속과 달리 문 총장의 수사 개입이 있었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전문자문단의 심의결과와 상관 없이 수사단과 대검 측 모두 깊은 상처가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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