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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이중 딜레마'… 김빠진 장외투쟁-세월호법 협상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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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이중 딜레마'… 김빠진 장외투쟁-세월호법 협상 소외

입력
2014.08.27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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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원내대표 등 60여명 의원 광화문광장서 피켓 시위 벌여

與-유족 협상 모양새에 존재감 뚝 지도부-유족 3일 연속 면담 강조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3자 협의체 수용을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다가 단식 농성 중인 문재인 의원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3자 협의체 수용을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다가 단식 농성 중인 문재인 의원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정치민주연합은 장외투쟁 이틀째인 27일 세월호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3자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며 원내ㆍ외 병행투쟁을 이어갔다. 대여 강경투쟁을 표방하고 있지만 뚜렷한 전략과 행동지침이 없는 데다 일부 중도ㆍ온건 성향 의원들이 장외투쟁에 불참하면서 동력 상실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투쟁 명분으로 내세운 ‘3자 협의체’ 논의도 새누리당과 유가족 간 ‘2자 협의’ 모양새로 진행되면서 정작 제1 야당의 소외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광화문광장서 피켓시위.. 온건파 일부 비판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포함한 의원 60여명은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1시간가량 ‘유가족이 동의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새정치연합 소속 서울시의원 20명과 당직자를 포함해 100여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당초 새정치연합은 피켓시위에 앞서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전체 의원 중 절반 가량만 출석해 곧바로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하는 등 다소 맥 빠진 모습이었다.

전날 장외투쟁 반대성명을 낸 15명 의원 중 상당수는 불참했다. 김영환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장외로 나가는 것은 재야나 시민단체들이 할 수 있지만 국회의원들이 장외로 나가는 것은 합당하지도 온당하지도 않다”며 지도부의 방침을 비판했다. 반대성명 참가에도 불구하고 피켓시위에 참여한 이찬열 의원은 “당의 방침이 있는데 내 의견만 고집할 수 없어 참석했지만, 국회에서 투쟁하는 게 더 옳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강경파가 장외투쟁을 주도하고 있지만 침묵하는 온건파도 적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광화문광장에서 9일째 단식 중인 문재인 의원도 피켓시위에 나선 의원들과 당직자들을 격려했다. 박 위원장이 문 의원 건강을 염려하며 단식 중단을 요청하자, 문 의원은 “유민 아빠(김영오씨)만 밥을 먹으면 저도 당 대열에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쪽에서 (유민 아빠를) 조금만 보듬어주면 될 텐데”라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문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당이 어려운 시기에 박 대표를 중심으로 많은 의원들이 단합해서 행동하고 있는데 당을 추스르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오후에는 유가족 대표들과 면담을 가진 뒤 의총과 예결위회의장 철야농성을 이어갔다.

3자 협의체서도 소외 우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만약 새누리당이 국민을 생각하는 집권여당이라면 이번 주 안에 세월호특별법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면서 “더 이상 계산하지 말고 즉각 3자 협의체에 참여하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이날 두 번째 만남을 가진 새누리당과 유가족 간 대화를 바라만 봐야 하는 새정치연합의 속내는 복잡하다. 새누리당과 유가족간 ‘2자 협의’에서 타협점이 마련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면서 3자 협의체 구성을 요구한 새정치연합의 존재감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근 대변인이 국회 브리핑을 통해 당 지도부와 유가족이 3일 연속 면담을 진행해 온 점을 강조하며 “사실상 3자 협의체가 가동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고민에서다. 유가족을 고리로 여야가 3자 협의체를 완성해 가고 있는 단계라는 게 새정치연합의 주장이다.

장외투쟁 장소를 광화문광장으로 정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정의당과 통합진보당 의원과 당원들이 단식 농성을 하며 선점한 광화문 광장에 나간 게 ‘전략 부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문재인 의원이 이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만큼 당은 다양한 곳으로 나가 세월호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려야 했다는 것이다. 또 이날 피켓시위가 전날 정의당이 벌인 ‘인간띠 잇기’ 시위와 유사했다는 점에서도 “정의당에 저작권료를 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자조 섞인 말도 나왔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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