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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담뱃값’ 언급에 김종인이 발끈한 이유

입력
2016.07.2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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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7일 오후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워킹맘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7일 오후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워킹맘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7일 “담뱃값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최근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담뱃세 관련 세수가 너무 많이 늘었다. 그런데 흡연자 숫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정부가) 담뱃세를 올린 기본 목표는 흡연자 수를 줄여서 국민 건강을 보호 하는 것이었는데 목적을 전혀 달성되지 못했고 국민에게 약속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김 대표는 “담뱃세를 재조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논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정부는 솔직하게 국민 건강을 담보로 한 담뱃세 인상은 세입을 목적으로 했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세금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고 세금에 대한 모든 것이 국민을 기만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압박했습니다. 김 대표는 “세수는 증대했지만 (경제) 성장률이 높아지지도 않고 국민 소득도 증가하지 않은 상태”라며 “일반 상식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결과이며 지나치게 정부에 의해 세금을 수탈당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가 좀처럼 공개 석상에서 흥분하지 않는 모습을 감안하면 상당히 강도가 높은 발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평소 굵직한 경제 관련 이슈를 주로 언급하며 큰 흐름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던 김 대표가 담뱃값을 꺼내는 것도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내일(28일) 세법 개정안을 낼 예정인데 겉으로는 서민 부담 완화라고 했지만 지금까지 정부가 해 온 것을 보면 과연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 당내 분위기”라며 “지방에 있는 어르신들이 ‘그나마 유일한 소일거리가 담배 태우는 건데 담뱃값이 너무 올랐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 등 담뱃값에 대한 국민들 사이의 반발 분위기도 감안한 말씀 같다”고 전했는데요.

담뱃세를 올려 서민들에게는 부담을 지우는 반면 현금이 남아 돌아 유보금을 쌓아 놓고 있는 기업들에게 걷는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좀처럼 반응하지 않는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한 셈입니다.

실제 담뱃값 인상 당시부터 ‘서민들 주머니 털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논란이 있었는데요. 박광온 더민주 의원은 올해 상반기 담배 반출량이 17억9,000만갑으로 지난해 13억1,000만갑보다 36.6%나 폭증했고, 상반기 담배 세수도 전년 대비 1조5,659억원 늘어난 5조9,347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의원은 올해 담배 반출량이 40억갑에 이르러 올해 추정 담배세수도 사상 최고치인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는데요.

김 대표는 비대위 회의에 앞서 진행된 비공개 사전회의 때 김 대표는 담뱃값 인하에 대한 나름의 구체적 대안까지 제시했다고 합니다. 한 참석자는 “담뱃값을 올린 상태에서 다시 내리는 것은 금방 실현되기에는 몇 가지 애로 사항이 있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더니 대표가 그럼 서민들이 가장 많이 피우는 담배를 찾아서 그 담배부터라도 가격을 내리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전했는데요.

정부의 세법 개정안 제시 이후 더민주는 당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정부의 개정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동시에 당 차원의 세법 개정안을 공개할 예정인데요. 이를 앞두고 정부의 세금 관련 정책의 문제점을 따끔하게 지적하겠다고 작심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잘못된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야당 대표가 기본으로 해야 할 일인데다 담뱃값 문제는 950만 명으로 추정되는 국내 흡연자들뿐만 아니라 이들의 가족, 지인들도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되는 문제이고 여론의 지지도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김 대표는 4,5년 전부터 ‘공식적’으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합니다. 김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가끔 아주 가끔 태우신다”고 전했습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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