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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 스님들 “경찰 투입 발언, 불교가치에 대한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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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 스님들 “경찰 투입 발언, 불교가치에 대한 폭력”

입력
2015.11.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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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과 화쟁위원들이 24일 오후 평화집회 중재안에 대한 회의 결과를 발표하기 서울 견지동 조계사로 이동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대한불교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과 화쟁위원들이 24일 오후 평화집회 중재안에 대한 회의 결과를 발표하기 서울 견지동 조계사로 이동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조계사에 공권력을 투입하라는 주장은 불교 가치에 대한 폭력일 따름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의 주요 사찰 주지스님들이 일각의 ‘조계사 경찰력 투입’요구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불교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25일 ‘조계사는 한국불교의 본산입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조계사에 경찰력 투입을 요구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진실한 참회를 요구한다”며 “정부와 여당은 공권력에 대한 탐착을 버리고 대화와 타협으로 사회 현안을 해결하는 지혜를 발휘하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한 위원장의 조계사 피신에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당연한 현상이나 이 시각에 편승해 종단이 마치 범법자를 비호하는 양 매도해선 안 된다”며 “매에게 쫓겨 품 안에 뛰어든 작은 새를 위해 스스로 몸뚱이를 내준 부처님이 계셨기에 우리 종도는 잘잘못을 떠나 불교의 지혜와 자비에 의탁한 일개 범부의 사정을 외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주요사찰 주지스님들이 나서 조계사 및 화쟁위원회의 신변보호 요청 수용을 지지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주지 스님들은 김 의원 등을 향해 “조계종을 희생양으로 만들지 말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김 의원의) 그릇된 주장은 약자의 편에 설 수밖에 없는 종교 본연의 모습을 왜곡해 사회와의 갈등을 조장함으로써 조계종을 현 세태의 희생양으로 만들려는 시도에 다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조계종 교구 본사에 해당하는 전국 24곳 주요 사찰 주지 스님들의 협의 기구다. 교구 본사로는 강원 월정사, 신흥사, 경남 해인사, 부산 통도사 범어사 등이 있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성명서 전문>

조계사는 한국불교의 본산입니다.

지난 18일 공권력을 피해 조계사에 들어 온 민주노총 한상균위원장이 신변보호와 함께 정부와의 대화 중재를 요청 했습니다. 매에게 쫓겨 품 안에 뛰어든 작은 새를 위해 스스로 몸뚱이를 내준 부처님이 계셨기에 우리 종도는 잘잘못을 떠나 불교의 지혜와 자비에 의탁한 일개 범부의 사정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한상균위원장의 조계사 피신에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러나 이런 시각에 편승해 우리 종단이 마치 범법자를 비호하는 양 매도하며 조계사에 병력을 투입해서라도 한상균을 체포하라는 과격한 주장을 펴는 정치인이 있습니다.

한 국회의원의 그릇된 주장은 약자의 편에 설 수밖에 없는 종교 본연의 모습을 왜곡해 사회와의 갈등을 조장함으로써 조계종을 현 세태의 희생양으로 만들려는 시도에 다름 아닙니다.

대립과 갈등, 반목이 일상화된 우리 사회에서 불교는 화해와 상생, 치유의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거취도 그 전제에서 논의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조계사에 공권력을 투입하라는 주장은 불교 가치에 대한 폭력일 따름입니다.

우리 교구본사 주지 일동은 조계사에 경찰력 투입을 요구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진실한 참회를 요구합니다. 또 정부와 여당은 공권력에 대한 탐착을 버리고 대화와 타협으로 사회 현안을 해결하는 지혜를 발휘하기를 요청합니다. 국민 통합만큼 소중한 가치는 없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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