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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패트릭의 날

입력
2017.03.1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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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3.17

3월 17일은 아일랜드 국경일이자 성패트릭의 날이다.
3월 17일은 아일랜드 국경일이자 성패트릭의 날이다.

오늘 부산 광안대교를 비롯해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나이아가라 폭포, 로마의 콜로세움 등 전세계 100곳의 명소가 녹색으로 불을 밝힌다. 녹색은 아일랜드 수호성인 성 패트릭(St. Patrick)을 상징하는 색깔이다. 아일랜드에 기독교를 뿌리 내린 성 패트릭이 세상을 떠난 3월 17일은 아일랜드의 국경일이자, 전 세계 각지에서 기념하는 축제 ‘성 패트릭 데이’이다.

성 패트릭은 서기 385년경 로마 치하 브리튼(현재의 영국)에서 태어났다. 로마 정부의 관료로 일한 아버지 덕에 풍족한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16세에 켈트족 해적에게 납치돼 아일랜드로 끌려가 노예 생활을 하게 됐다. 고백록에 따르면 6년이 흐른 어느 날 그의 귀에 “곧 집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너의 양들이 예비되었다”는 음성이 들렸고, 말씀처럼 그는 그곳을 탈출했다. 역경 끝에 스무 살이 되어 집으로 돌아온 성 패트릭에게 몇 년 뒤 또 다시 “아일랜드로 가라”는 계시가 내렸고, 그는 사제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한 뒤 길을 나섰다.

435년 그는 자신이 노예로 있었던 땅에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아일랜드로 향했다. 이후 그가 숨을 거두기 전까지 펼친 선교 활동은 아일랜드의 여러 민담 속에 전설처럼 남아 있다. 성 패트릭이 설교를 하자 왕과 귀족들이 그 자리에서 회개하고, 금식 기도를 방해하는 뱀들을 바다로 쫓겨났고, 나무 지팡이가 살아 있는 나무로 바뀌었다는 내용은 성경 사도행전을 연상시킨다.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성 패트릭이 당시 로마로부터 야만인으로 치부되던 아일랜드 켈트인들에게 눈높이를 맞춰 다가간 것은, 피가 낭자한 기독교 포교 역사에서 귀감이 될 만하다. 그의 전도 활동은 아일랜드 전국에 성당과 수도원이 세워지고 수많은 사제가 양성되는 결실을 맺었다. 그는 자신이 첫 성당을 세운 다운패트릭에서 눈을 감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일랜드에서는 성 패트릭 데이에 녹색 옷을 입고 거리를 행진하며 닷새 동안 성대한 축제를 벌인다. 미국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등 세계 각지에서도 아일랜드계 이주민들이 이날을 축제로 기념한다. 한국에서는 2001년부터 17일이 있는 주 토요일에 한국아일랜드협회 주최로 성 패트릭 데이 행사가 열리고 있다. 올해는 18일 오후 12시부터 7시까지 서울 구로구 신도림 디큐브시티에서 그 행사가 열린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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