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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DA, 북한 보유 추정 천연두 치료제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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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DA, 북한 보유 추정 천연두 치료제 승인

입력
2018.07.15 18:07
수정
2018.07.15 18:4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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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율 30%... 1980년 이후 절멸

미ㆍ러 특정 기관만 연구용 보관

생물무기 테러 대비 차원인 듯

최초의 천연두 치료제로 미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시가테크놀로지스의 테코비리맷. AP 연합뉴스
최초의 천연두 치료제로 미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시가테크놀로지스의 테코비리맷. AP 연합뉴스

미국이 인류가 정복한 천연두 세균이 적성국 혹은 테러집단에 의해 생물학 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을 인정했다. 또 이에 대한 대책으로 치료제 개발도 승인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은 “‘티폭스(TPOXX)’로도 불리는 첫 번째 천연두 치료제인 ‘테코비리맷(tecovirimat)’이 FDA에서 승인됐다”고 전했다. 천연두는 전염성이 강하고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 치사율이 높지만 198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절멸을 선포한 ‘사라진 질병’이다. 하지만 FDA의 치료제 승인은 2001년 9ㆍ11테러 이후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에 골몰해 온 미국이 생물학 병기로서 천연두 바이러스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콧 고틀리브 FDA 국장은 “티폭스 승인은 생물 테러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결정이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병원균 퇴치 대책 개발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연두는 인류 역사상 최악 질병 중 하나다. 치사율이 30%에 이른다. 감염 후 10~14일 후에 열, 탈진,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피부 병변이 일어나 영구적인 흉터가 생길 수 있다. 뇌염과 실명을 유발할 수도 있다.

미국의 천연두 치료제 개발은 9ㆍ11 테러 이후 천연두 백신 비축량을 늘리기 위한 노력과 함께 ‘ST-246’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시작됐다. 1980년 5월7일 WHO의 근절 선언 이후 지금까지 어느 나라에서도 천연두가 발병했다는 보고가 없기 때문에 천연두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원숭이 두창(monkeypox) 감염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359명의 건강한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부작용 테스트도 마쳤다. FDA에 따르면 실험자들은 두통과 메스꺼움, 복통 등 일반적인 부작용을 호소했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는 민간기업인 시가테크놀로지스에서 진행했다.

현재 천연두 바이러스는 고도의 보안체계 속에 WHO가 인정한 미국과 러시아의 특정 기관만이 연구 목적으로 공식 보관하고 있다. 하지만 생물학 무기 전문가들은 미ㆍ러 양국 외의 지역에서 천연두 바이러스를 무기로 활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 하버드대 연구팀은 평양생물기술연구소를 지목하며 북한 역시 천연두 바이러스를 생물학 무기에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북한의 생물무기 프로그램: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하고 북한은 열흘 내 생물무기로 개발 가능한 병원체를 총 13종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특히 탄저균과 천연두를 생물무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현재 천연두에 대한 일상적 예방 접종이 1980년 이후로 중단됐기 때문에 40세 이하 세대는 무방비 상태다. 현재 천연두 백신은 생물학 테러에 노출되는 등 바이러스와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군과 연구소 직원 등에게만 투여된다. 임신한 여성이나 HIV보균자, 항암 치료 중인 사람은 백신 접종이 불가능하다. 피터 호테즈 사빈백신연구소장 겸 베이어 의과대학, 국립 열대 의학대학 학장은 “홍역이나 백일해 백신과 달리 천연두 백신은 모든 사람에게 투여할 수 없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FDA의 승인을 받은 시가테크놀로지스의 천연두 치료제 연구 결과는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7월 5일자에 게재됐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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