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인적 청산 놓고 2차 내분 조짐

일부 “印 비대위원장 분열 초래”

내일 전국위 앞두고 긴장 고조

“29명 1차 탈당은 실패” 평가절하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가 비박계 의원들로 구성된 '개혁보수신당' 소속 의원들의 탈당 선언을 하루 앞둔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맹우 사무총장과 함께 참석해 있다. 서재훈 기자

‘한 지붕 두 가족’ 체제였던 새누리당은 27일 비주류의 집단 탈당 및 개혁보수신당 창당에 대해 당초 목표에 못미친 실패로 평가절하 하면서 추가 탈당 확산 저지에 나섰다. 이를 위해 당 쇄신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추진하는 친박계 인적 청산을 놓고 또다시 2차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비주류가) 탈당 의원수를 당초 35명으로 발표했지만 확정은 29명”이라며 “1차 탈당은 실패한 것으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동안 그 분들(비박계 탈당파)에게 좀 잘해줬으면 이런 일이 없지 않았을까 싶고, 여러 가지 회한이 겹친다”고 말했다. 초선 의원 22명은 성명을 내고 “탈당은 명분 없는 보수분열”이라며 “우리는 비대위의 보수혁신을 적극 지지하고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인 내정자가 연일 친박 핵심 의원들에 대한 인적 청산 가능성을 시사하자 일부 의원들이 “당 분열을 초래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 측근인 이우현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인 내정자를 겨냥해 “아직 당내 상황 파악을 안 하시고 밖에서 너무 개혁을 말하면 당 화합과 혁신이 아니라 오히려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오히려 김무성ㆍ유승민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4월 퇴진ㆍ6월 대선’이라는 당론을 뒤집고 탄핵에 앞장섰다”며 “인 위원장(내정자)은 당을 분열시키고 떠나는 김무성-유승민 의원 등의 정계은퇴를 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 내정자는 26일 언론 인터뷰에서 친박 핵심에 대한 인적 청산에 대해 “국민의 요구라면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서청원ㆍ최경환ㆍ이정현 의원의 정계 은퇴와 관련된 질문에도 “국민이 원하면 어떻게 (정계은퇴) 요구를 안 할 수 있느냐”고 답한 바 있다.

인 내정자는 이날도 친박계의 인적 청산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의도 당사에서 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고 “인적 청산은 인민재판 식으로는 안 되기 때문에 법과 절차에 의해 해야 될 문제이고 그래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불가피한 일인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친박계에서 인 내정자의 인적 청산 방침에 반발하고 있는 만큼, 오는 29일 인 내정자를 비대위원장으로 추인하는 전국위원회를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