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창 기자

등록 : 2018.01.11 16:38
수정 : 2018.01.15 10:16

[팩트파인더] 12월 서비스 고용 악화, 최저임금 인상 때문일까

등록 : 2018.01.11 16:38
수정 : 2018.01.15 10:16

도소매업ㆍ숙박음식점업 취업자

1년 전 비해 2000명ㆍ5만명 감소

재계 “영세업자 인건비 감당 못 해

최저임금 인상 선반영한 것”

기재부 “2016년 취업자 급증…

기저효과 때문 작년 줄어든 것”

통계청 “좀 더 긴 시간 두고 봐야”

최저임금(7,530원)이 적용된 이틀째인 2일 서울시내에서 아르바이트생들이 일을 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12월 취업자가 줄어든 것은 최저임금 인상이 선반영된 것이다.”(재계 관계자)

“12월 서비스업 고용 부진은 최저임금 때문이 아니다.”(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달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부진했던 이유를 두고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 “최저임금 인상 시점(1월 1일)을 앞두고 사업체가 미리 고용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자 정부는 “다른 이유가 더 크게 작용했다”며 반박에 나섰다.

과연 누구 말이 맞을까?

일단 지난 10일 통계청이 낸 ‘12월 고용동향’ 중 자영업 관련 업종에서 고용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도소매업 취업자가 1년 전에 비해 2,000명 줄었고, 숙박음식점업에서도 4만9,000명이 감소했다. 제조업(8만8,000명), 건설업(8만명)에서 취업자가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은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많은 업종이다. 유독 이 두 분야에서 고용사정이 나빠지다 보니 그 이유를 최저임금에서 찾는 주장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는 “경기가 좋다면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도 자영업자가 감당할 여력이 있겠지만 가계부채와 고용불안으로 내수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라 영세사업자들이 인건비 인상을 감당하기 힘든 상태”라며 ‘선제적 해고’ 쪽에 힘을 실어줬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도 가격 결정권이 약한 자영업자들이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아르바이트생뿐 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영업 경쟁이 극심한 상황에서 영세상공업자들이 가격을 먼저 올릴 힘은 없다”며 “결국 자기 소비를 줄이거나 고용을 줄이는 방법 밖에 없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좀 더 넓게 원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항변도 적잖다. 김 부총리는 11일 “일부에선 최저임금 효과라고 하는데, 분석해 보면 ‘기저효과’가 있었고 일부 일자리는 12월 재정 집행에 애로가 있었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6년 12월을 보면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1년 전에 비해 8만9,000명이나 증가하며 호조를 보였다. 이러한 기저효과 때문에 2017년 12월 취업자가 줄었다는 이야기다. 고용통계는 계절적ㆍ시기적 변동이 심해 전년 동기와 비교를 하게 되는데, 전전년 동기까지 감안해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기저효과가 제조업 취업자에서는 반대의 현상을 불렀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2016년 12월 당시 제조업 취업자는 구조조정 여파로 1년 전보다 11만5,000명이나 급감했다. 그러나 그 여파로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고용 통계를 직접 작성한 통계청은 “좀 더 긴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일부 사업주가 선제적으로 고용을 축소했을 수는 있지만, 단순히 12월 한 달간의 증감으로 최저임금 효과라고 추정하긴 어렵다”고 단언했다. 그는 “적어도 올해 지표는 봐야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저임금이 지난달 서비스업 고용에 영향을 주기는 했지만 서비스업 고용대란을 유발했다는 식의 극단적 해석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폭이 워낙 커서 주유소 등 특정 서비스 영역에는 분명히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서비스업 고용 감소는 이번에 새롭게 벌어진 현상이 아니라 인력감축이나 자동화 등의 이유로 계속 줄어 온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숙박음식점업 취업자수는 지난해 6~8월에도 3개월 연속 감소한 바 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