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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시절 안기부 2차장 '해외 공작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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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시절 안기부 2차장 '해외 공작 전문가'

입력
2015.02.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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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용산참사를 폭동에 비유도

이병호(75)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김영삼정부 시절인 1993~96년 국가안전기획부(국정원의 전신)에서 해외파트 총괄인 2차장을 지낸 ‘해외공작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2차장 후임이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인 점에 비춰 이 내정자가 자신이 맡고 있던 국정원장 후임에 적극 천거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20년의 시차를 두고 국정원장과 2차장 자리를 서로 밀어주고 끌어준 셈이다. 이를 두고 “20년 전의 인물을 도로 데려와야 할 정도로 인물이 없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 후보자는 교통고(현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육사 19기로 입학해 63년 임관했다. 대위 시절인 70년 중앙정보부(안기부의 전신) 영어교수요원으로 발탁됐다. 위관장교 시절 일본 오키나와의 미군 정보교육과정에 선발돼 다녀올 만큼 영어실력이 출중했다. 한 지인은 “독학으로 닦은 실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정 근무 당시 중령 진급에서 밀리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정보요원들이 거쳐야 하는 내부 정규교육과정을 밟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육사 19기 동기생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진급심사가 다시 열리기도 했다. 중정 근무시절 미 조지타운대에 유학하면서 미국통이자 해외파트 전문가로 변신했다.

이 후보자는 주미공사와 안기부 2차장, 주말레이시아 대사 등을 거친 뒤 울산대 국제관계학과 초빙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언론에 기고한 글들이 논란을 빚고 있다. 사회에 대한 편향된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는 기고문에서 용산 참사를 폭동에 비유하며 “법 집행에 따른 우발사고”라고 폄하하는가 하면, 대선 댓글 파문 당시 야당이 요구한 국정원 개혁을 “백해무익한 자해행위”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한 기고에서는 “국정원 개혁은 안보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북한을 돕는 행위”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이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맹공이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7일 인선 발표 후 “안기부 시절의 공안 만능주의적인 시각을 가진 편향된 인사”라며 “국정원 개혁을 이끌기에는 부적합하다”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한편 이날 깜짝 인선에 국정원 직원들은 당혹스런 기색이 역력했다. 이 후보자의 프로필을 언론에 공개하는 과정에서 출신고교를 비롯한 이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허둥대는 모습도 보였다. 육군도 마찬가지였다. 군 관계자들은 “이 후보자가 언제 군을 예편했는지 조차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다만 이 후보자가 정보요원들의 역량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국정원 안팎에서는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이 후보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별안간 청와대에서 연락을 받아 나도 놀랐다”며 “박근혜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병호 후보자 ▦경기(75) ▦육사 19기(대령 예편) ▦주미 참사관, 안기부 국제국장, 주미 공사, 안기부 2차장, 주말레이시아 대사, 외교통상부 본부대사, 울산대 초빙교수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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