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발등에 불 떨어진 예금 생활자… 펀드ㆍ수익형부동산으로 눈 돌릴 때

알림

발등에 불 떨어진 예금 생활자… 펀드ㆍ수익형부동산으로 눈 돌릴 때

입력
2016.06.14 04:40
0 0

한국은행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1.25%까지 낮추면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 센터엔 향후 투자전략을 상담하려는 자산가들의 문의 전화와 방문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1% 안팎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금리가 사실상 제로(0)에 가까워 더 이상 전통의 예ㆍ적금만으론 자산을 불릴 방법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김영호 KEB하나은행 대치동골드클럽 센터장은 “기준금리 1%대 시대가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지만 1%에 가까운 1.25%란 수준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금리여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상당한 것 같다”며 “그간 예금 위주로 자산관리를 하던 고객들도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계기로 투자형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론 국내 재테크 판도도 보다 공격적인 방향으로 다시 한번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초보 투자자라도 이제는 펀드와 같은 다양한 수익추구형 금융상품에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원금을 까먹을 확률은 최소화하면서 은행 예금 이자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예금 실질수익 0% 시대

13일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후속조치로 예ㆍ적금 금리를 일제히 하향조정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거치ㆍ적립ㆍ수시입출금식 수신상품 금리를 0.05~0.25%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 KEB하나은행도 이날부터 각종 수신금리를 0.1~0.25%포인트 낮추기로 했고 KB국민, 신한, 농협은행 등도 조만간 수신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할 분위기다.

이는 시중은행 예금이 더 이상 안전한 자산증식 수단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기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지난주까지 연 1.3~1.6% 수준이던 시중은행들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조만간 최저 1.1% 수준까지 떨어질 게 뻔하다. 가령 목돈 1억원을 1.1% 예금 상품에 넣을 경우, 이자소득세를 뺀 1년 후 실질 수익은 93만원에 불과해진다. 다달이 7만7,000원 정도가 들어오는 셈인데, 이마저도 1% 정도인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손에 쥐는 돈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예금 이자로 매달 100만원 이상을 얻으려면 은행에 적어도 15억원은 맡겨둬야 하는 시대를 맞은 셈이다.

그나마 시중은행보다 예금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도 뾰족한 대안은 되기 어려워 보인다. 13일 현재 국내 저축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1.99% 수준. 서울에선 아주ㆍ현대저축은행이 그나마 2.2%로 가장 높지만 시중은행과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금리인하로 은행 대출자들은 이자 부담을 조금 더 덜 수 있게 됐다. 현재 2% 후반대인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달 중으로 2% 중반대까지 낮아질 걸로 보인다. 주택금융공사의 ‘아낌e-보금자리론’ 금리(만기 10년~30년)는 연 2.4~2.65%로 사상 최저 수준이 됐다. 김영호 센터장은 “미국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리면 결국 국내 금리도 따라 오를 가능성이 큰 만큼 대출자 입장에선 만기가 긴 주택대출을 받을 땐 고정금리 대출을, 단기 대출일 땐 변동금리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재테크 원칙/2016-06-13(한국일보)
재테크 원칙/2016-06-13(한국일보)

펀드ㆍ수익형 부동산으로 눈 돌릴 때

수익률이 낮더라도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안정형 투자자라면 앞으론 채권형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채권형펀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기예금보다 2~3%포인트 높은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향후 기준금리가 다시 오르면 채권값이 떨어져 일부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최근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면서 채권형펀드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달 채권형펀드에는 3조1,000억원의 자금이 몰려 순자산이 한달 전보다 3조3,000억원 급증했다.

1억원 이상 목돈 투자처를 찾고 있다면 사모펀드를 추천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KEB하나은행 PB센터에서 판매 중인 ‘원금 보장형 원ㆍ달러 환율 연계 사모펀드’의 경우, 1년 6개월 동안 환율이 일정 구간 안에서 움직이면 환율이 움직인 비율만큼 이자수익을 손에 쥘 수 있다.

주가연계증권(ELS)도 유망상품으로 꼽힌다. 최재산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차장은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는 지수가 기준점 이하로 내려가지만 않으면 약정된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이어서 시장 변동성이 크지 않으면 4~5%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ELS가 가장 적당하다”고 말했다.

최근엔 부동산 전문가들에게도 상담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저금리로 빚을 내 부동산 투자에 나서기는 이전보다 훨씬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자수익이 낮아지면서 전세를 주던 집주인들이 대거 월세로 전환하는 추세여서 앞으로 수익형부동산의 인기는 더 커질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지역 오피스텔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5월말 현재 연 5.15%로 은행 예ㆍ적금 이자보다 훨씬 높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시중 유동성은 풍부한데 금리가 한 차례 더 떨어지면서 실물자산에 대한 매력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무리하게 빚을 내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건 유의해야 한다. 김 위원은 “단기적으론 더 풍부해질 유동성이 부동산 등 실물자산으로 흘러 들어올 수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이미 조정국면이 시작됐다”며 “수익형부동산 역시 투자비용 등을 감안한 실질수익률은 낮은 만큼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