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아시안게임 출전 마치고도 “대회 출전” 구실로 결석

당시 청담고 교장 “학사관리 부실”

최순실시 딸 정유라씨가 청담고 재학 중 부당하게 출석을 인정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서울시의회가 14일 서울시교육청에서 행정감사를 열고 청담고 관계자 등에게 사실관계를 따지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60)씨 딸 정유라(20)씨가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본인 경기 출전 일정을 모두 마치고도 같은 대회 출전을 구실로 추가 공문을 보내 결석을 출석으로 인정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14일 서울시의회가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벌인 행정사무감사에서 김경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은 “정씨가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하며 9월 21일까지 단체전과 개인전을 모두 마치고도 아시안게임 출전 관련 협조 요청 공문을 학교에 제출해 그 이후 결석도 모두 출석 인정 받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한승마협회는 2014년 6월 25일 청담고등학교에 정씨의 인천아시안게임 출전과 훈련에 관한 출석 인정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7월 1일부터 9월 24일까지 시간할애 요청을 했다. 문제는 정씨가 그 해 9월 20일 단체전과 다음날(21일) 개인전 출전을 모두 마치고도 24일 서울시승마협회 명의로 재차 공문을 발송했다는 점. 이 공문에서 서울시승마협회는 ‘정씨는 서울시 소속 선수로 인천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하기 위해 시간할애 요청을 한다’고 밝혔다. 요청 기간은 정씨 경기가 끝난 뒤인 9월 25~30일이다. 게다가 해당 공문이 수신된 팩스 번호는 청담고 번호가 아니었다.

김 의원은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받은 공문으로 무조건 출석을 인정해준 것은 학교가 정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학사농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창호 당시 청담고 교장(현재 퇴임)은 “학부모가 공문을 받아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라며 “행정상 착오와 학사 관리 부실은 제 잘못”이라고 해명했다.

최씨가 폭언을 했다는 교사의 폭로도 나왔다. 정씨 2학년 당시 체육부장은 “체육특기 학생 담당 교사가 지침에 따라 정씨의 대회 출전 횟수를 제한하자 최씨가 찾아와 교육부를 들먹이며 심하게 폭언하고 삿대질했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있던 모든 교사가 심한 모욕감을 느낄 정도였다”고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정씨의 졸업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경환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은 “정씨의 나이스상 출석 일수가 142일인데 4회 출전 제한 규칙을 지켰을 경우 공결(출석 인정한 결석) 처리 일은 39일 뿐”이라며 “지침을 지켰다면 53.9%가 결석이 되기 때문에 법정 출석일수(전체 3분의 2)를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