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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아베 절호의 기회 못 살리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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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아베 절호의 기회 못 살리는 민주당

입력
2015.07.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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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법안에 반대 공산당과 공조하자, 당내 보수파 민주당안 주장하며 반기

지지율은 9.8%로 0.7%p 더 떨어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지만 정작 일본 민주당은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대여 투쟁의 호기를 만나고도 지지율이 더 떨어지는 등 반사이익을 챙기지 못하는 형국이다. 지난주 여권의 안보법안 중의원 강행처리를 계기로 민주당이 공산당과의 공조를 명확히 하자 당내 보수진영은 반기를 들기까지 했다. 아베 정권의 위기를 발판 삼아 도약을 하기는커녕, 민주당은 고질적인 지지율 정체와 내분에 붙들려 허우적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대표와 야마시타 요시오(山下芳生) 공산당 서기국장은 지난 9일 일본변호사연합회 주최 반대집회, 15일 합동 항의집회, 16일 ‘전쟁법안’반대를 호소하는 국회 앞 집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공산당은 원래 국회심의에 적극 참여해 지론을 호소하는 전략을 펴왔지만 최근 안보법안과 관련해선 민주당과 곳곳에서 심의를 거부하며 통일전선을 구축해왔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는 “대안(對案)을 내놓지도 않고 수정도 요구하지 않는다”(BS니혼TV)라며 민주당을 비판하고 있다.

급기야 민주당내 보수성향 의원들이 안보법안 민주당안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공산당과의 공조 자체에 떨떠름한 시선이다.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 전 방위성 차관은 17일 트위터에서 “사민당, 공산당과 동화되는 건 역효과를 부른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정조회장, 나가시마 전 차관, 마부치 스미오(馬淵澄夫) 부간사장 등 세 계파 의원 20명이 지난 20일 밤 도쿄의 중식당에서 긴급회동했다. 호소노 정조회장 등은 회의 후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하락하지만 민주당 지지율도 제자리 걸음이라는데 위기감을 공유했다”라며 “국민의 기대를 받으려면 안보법안의 대안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안형 야당’이 아닌 ‘투쟁야당’만으론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론을 펴고 있다.

실제 산케이신문이 18, 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1.1%포인트 하락한 33.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도 0.7%포인트 하락해 9.8%수준으로 더 떨어졌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대안을 내도 실익이 적은데다, 안보법제의 국회처리엔 문제가 없다는 식의 자민당 프레임에 말려들게 된다는 입장이다. 오카다 대표는 일단 대안작성 자체는 결정했지만 제출여부를 두고는 신중한 태도다.

평화진영엔 공산당의 선명성에 가려지는 한편 대중에게 먹히는 인기정치인이 없다는 점도 민주당의 취약점이다. 취임 반년을 맞은 오카다 대표는 야권재편보다 당 재건을 호소하고 있지만 차기 주자 지지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의 ‘일본의 리더로 어울리는 정치인’ 조사에서 아베 총리를 제외하면 정계은퇴를 선언한 유신당의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大阪) 시장, 자민당내 2인자로 불리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지방창생담당장관에 밀려 4위에 머물렀다. 3.6%로 당 지지도에도 한참 모자란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안보법제 정국을 ‘징병제 부활 위기’로 몰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베 정권의 집단자위권 용인은 자위대의 해외활동 리스크 확대로 이어지기 마련이고 자위대 지원인원 감소로 징병제가 부활할 것이란 논리다. 민주당은 홍보용 팸플릿을 제작해 젊은 층과 주부들을 공략하고 있다.

한편 일본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의 주인공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는 23일 일본 중의원 제2의원회관 앞에서 아베 정권의 안보법안을 반대하며 거리 시위에 나섰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연설을 통해 “안보법안을 ‘일방통행’으로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외교 경로를 통해 확실히 해야 할 것”이라며 “목숨을 걸고 헌법을 지키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국민의 의지를 무시한 채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횡포는 허락할 수 없다”며 “내년에 참의원 선거도 있는 만큼 국민이 목소리를 제대로 내 안보법안 성립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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