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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문 개방 효과 확인된 4대강, 복원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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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문 개방 효과 확인된 4대강, 복원 시급하다

입력
2018.05.07 15: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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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세종보가 개방 6개월 만에 4대강 살리기 사업 이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하천학회와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4일 금강과 낙동강에서 실시한 ‘4대강 사업 수문 개방 현장 조사’ 결과, 수문을 전면 개방한 세종보 상류에서 뚜렷한 변화가 관찰됐다는 것이다. 반면에 수문 개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낙동강의 경우 오염된 상황이 그대로여서 대조를 이뤘다.

조사단에 따르면 지난 1월 전면 개방된 세종보의 경우 물 흐름이 빨라지면서 검은 진흙대신 새하얀 모래톱과 자갈이 쌓이기 시작했다. 세종보가 닫혀있던 시절 나타났던 녹조는 찾아볼 수 없었고, 물비린내도 사라졌다. 모래톱과 하중도가 생겨나면서 이를 근거지로 생활하는 철새의 종류와 개체수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단 관계자는 “단 6개월 동안 보를 완전히 연 것만으로도 수질과 하천 생태계가 회복됐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금강이지만 수문을 개방했다가 주변 농민들의 민원으로 다시 닫은 백제보 상류는 물 빛깔이 탁하고 강바닥은 뻘이 가득했으며 악취도 심했다. 수문 개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낙동강도 수질이 심각하게 오염돼 있었다. 물속에 포함된 산소량을 나타내는 용존산소량은 ‘매우 나쁨’ 수준으로 물고기가 거의 살 수 없는 상태였다. 강바닥은 오염된 진흙이 두껍게 쌓여있었다고 한다. 수문을 완전 개방한 곳과 그렇지 않은 하천의 수질과 오염도의 차이가 이번 조사를 통해 극명히 드러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6월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를 개방해 수질 개선과 생태계 회복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수문 처리 방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의 현장조사 등을 통해 수문 개방 효과가 분명히 드러난 이상 연말까지 늦출 필요가 없다. 환경 전문가들은 여름철에 수온이 높아지면 녹조를 비롯해 수질오염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낙동강 수질 오염이 지속되면 1,300만 영남 주민이 먹는 물에 대한 불신과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22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을 들인 4대강 사업은 애초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환경을 파괴한 사실이 이미 드러났다. 보의 수문 개방을 시작으로 하천 특성을 복원하는 작업을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 피해를 줄여야 한다. 1년 가까이 진행 중인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도 조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 4대강 사업의 무리한 추진과 그로 인한 환경파괴 실태를 후세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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