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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객선 침몰시킨 회오리 바람 어느 정도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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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객선 침몰시킨 회오리 바람 어느 정도길래

입력
2015.06.0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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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물 위로 떠오른 침몰 중국 여객선 출처 신화망
바닥 물 위로 떠오른 침몰 중국 여객선 출처 신화망

1일 밤 중국 창장(長江ㆍ양쯔강) 중류에서 458명이 탄 중국 여객선 둥팡즈싱(東方之星·사진)호를 순식간에 전복시킨 회오리 바람의 세기는 어느 정도였을까.

구조가 된 사고 선박의 선장과 선원 등에 따르면 둥팡즈싱호는 1일 밤 9시28분 창장 중류 후베이(湖北)성 젠리(監利)현 구간을 지나던 중 갑자기 회오리 바람을 맞아 순식간에 뒤집히며 침몰됐다. 일부 선원은 “배가 뒤집히는 데 2분도 안 걸렸다”고 말했다. 날씨 정보 사이트인 중국천기망(中國天氣網)은 당시 기상 사진 등을 토대로 사고 당시 현장의 회오리 바람 세기가 풍력 12급 이상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풍력 12급은 초속 32.6m의 세기다. 시속으로 따지면 117㎞ 이상이다. 파고는 14m에 해당된다. 통상 풍력이 9급이면 선박 운항이 쉽지 않다. 풍력이 10급 이상 되면 선박 운항이 매우 어려워 지면서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풍력 11급은 고속도로에서 최고 속도로 달릴 때의 바람 세기이다. 특히 당시 현장에선 폭우도 내리고 있었다. 기상 당국에 따르면 1일 5시부터 2일 5시까지 젠리현에는 총 168.8㎜의 비가 쏟아졌다. 더구나 사고가 난 창장의 젠리현 구간은 강폭이 좁고 수심이 낮아 평소에도 운항에 어려움이 많은 곳이었다.

일부 기상 전문가는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에 “매년 여름 창장에선 돌발적인 회오리 바람이 자주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웨궁리더미쓰투’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일시적인 강한 기압차가 나타나며 토네이도 같은 순간적인 회오리 강풍이 불 수 있다”며 “이 경우 여객선조차도 쉽게 전복되곤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장다닝82348’도 “사고 현장 부근엔 산과 협곡이 많다”며 “이러한 지형이 바람의 세기를 증폭시켜, 12급 이상의 회오리 바람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매체에선 “싼샤(三峽)댐이 완공되고 저수가 시작된 후 이러한 현상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싼샤댐은 사고 현장에서 북동쪽으로 300㎞로 떨어진 곳에 있다.

창장 운항업무 관리국에 따르면 당시 둥팡즈싱호엔 승객 406명과 여행사 직원 5명, 선원 47명 등 모두 458명이 타고 있었다. 1일 오전9시 현재 구조 인원이 8명(공식 집계)에 그쳐, 대형 참사가 우려된다. 구조가 된 8명 중엔 선장과 기관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배에서 나와 스스로 수영을 해 강변가에 도착한 뒤 경찰에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현장의 바람이 거세고 폭우가 쏟아져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사고 현장 해역의 수심은 15m이다. 침몰한 배의 바닥은 1일 오전 이미 수면위로 떠 올랐다. 중국 당국은 잠수부들을 동원, 수중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나머지 승객들은 대부분 노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上海)의 한 여행사가 노인들을 대상으로 기획한 ‘석양홍’(夕陽紅) 단체여행 참가자가 많았다. 이들의 연령은 50~80세로 전해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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