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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5㎜의 매콤함, 동양 환상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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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5㎜의 매콤함, 동양 환상 키워

입력
2015.05.0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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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향신료의 왕, 후추 김향금 글, 이선주 그림 웅진주니어 발행ㆍ44쪽ㆍ1만원
세계사를 바꾼 향신료의 왕, 후추 김향금 글, 이선주 그림 웅진주니어 발행ㆍ44쪽ㆍ1만원

과거 후추는 ‘검은 황금’이라 불릴 만큼 가치가 높은 향신료였다. 로마제국에서는 동일한 무게의 후추와 황금을 맞바꿨으며 십자군전쟁 이후 유럽에서는 후추가 화폐를 대신했다. 사람들은 음식에 값비싼 후추를 잔뜩 뿌리는 것으로 부와 명예를 과시했다. 지름 5㎜의 작은 알갱이가 왜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았던 걸까? 저자는 치밀한 고증을 거친 그림과 간명한 글로 이 질문에 답한다. 서양에 없었던 독특한 향이 담긴 콩, 후추는 동쪽 어딘가의 지상 낙원에서 흘러나온 성물(聖物)이었고, 중세 유럽인에게 실제 효용 이상의 동양에 대한 환상을 불러일으켰다.

책은 후추 고유의 향, 특성, 원산지, 수확방법 등을 소개하며 시작된다. 후추를 차지하기 위한 역사적 인물들의 항해기와 국가 간 알력다툼, 전쟁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 향신료를 차지하기 위한 세계의 경쟁 와중에 새로운 항로가 개척되고 신대륙이 발견됐다.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18세기부터 후추는 더 이상 비싸지도, 환상적이지도 않은 향신료가 된다.

저자는 70편이 넘는 국내외 참고문헌을 기반으로 역사 문화적 지식을 녹여냈다. 곳곳에 덧붙인 상세한 주석과 생동감 넘치는 그림들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매콤 따끔한 알갱이의 전 대륙 확산기를 통해 세계사의 격동과 변화를 느껴보자.

박준호 인턴기자(동국대 불교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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