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일자리 우수사례 대상] 서울 서대문구 ‘노노케어 프로젝트’

알림

[일자리 우수사례 대상] 서울 서대문구 ‘노노케어 프로젝트’

입력
2017.12.19 12:07
10면
0 0

장애인 1명, 독거노인 5명 돌봐

1일 3시간 근무ㆍ월 66만원 지급

소외계층 소중한 인연 이어가

서울 서대문구 노노케어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독거노인 100명과 돌봄이 20명이 10월 경기 여주시로 합동나들이를 떠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대문구 제공
서울 서대문구 노노케어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독거노인 100명과 돌봄이 20명이 10월 경기 여주시로 합동나들이를 떠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대문구 제공

“장애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왔는데, 몇 년 전 아내가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서 수급비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졌어요. 그때 서대문구청의 ‘노노케어’ 프로젝트를 알게 됐습니다.”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이진주(50)씨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은 후 뇌병변5급 진단을 받았다. 몸이 불편해지자 운신의 폭도 좁아졌다. 그는 20여년간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정부 지원과 구청 자활근로에 의존해 살아왔다.

그랬던 그에게 올해 6월 특별한 기회가 찾아왔다. 서대문구가 준비 중이던 ‘장애인을 통한 노노(老老)케어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노노케어 프로젝트는 50대 이상 장애인이 관내 독거노인들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장애인 일자리 제공과 독거노인 고독사 예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 7개월간 20명의 장애인이 일자리를 얻어 월 66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1일 3시간, 월 19일 근무에 고용ㆍ산재ㆍ상해보험에 가입되는 조건으로 장애인 1명이 독거노인 다섯 분을 돌보는 식이다.

이씨는 “7개월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어르신들의 집을 방문해 말벗이 되어주거나 함께 저녁식사를 먹었다”며 “가끔 내가 몸담고 있는 봉사단체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가는 등 함께 나들이를 다녀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애들이 휴대폰 비를 못 낼 정도로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운 적도 있었다”며 “노노케어 프로젝트를 통해 값진 급료를 받으면서 아버지로서의 도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에게 돌봄 서비스를 받고 있는 송영기(61)씨는 “이씨가 저녁 찬거리를 사와 식사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집 주인과 마찰이 생기면 이를 중재해주기도 한다”며 “이씨를 만나게 되면서 나도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등 주변인들을 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10월에는 노노케어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독거노인 100명과 돌봄이 20명이 모두 모여 경기 여주시 금모래강변공원으로 합동 나들이를 다녀오기도 했다. 평소 여행을 떠날 기회가 적은 이들을 위해 서대문구가 준비한 작은 이벤트였다. 참여자들은 무엇보다 소중한 인연을 맺게 해준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장애인 자립과 홀몸 어르신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 전국 우수사례로 꼽히게 돼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소외계층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