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은행 속 빵집ㆍ카페ㆍ전시관… 점포 ‘숍인숍’ 바람
알림

은행 속 빵집ㆍ카페ㆍ전시관… 점포 ‘숍인숍’ 바람

입력
2017.12.25 14:02
17면
0 0

모바일뱅킹에 천덕꾸러기 신세에

은행들 폐점 대신 새 단장 선택

우리, 도넛매장과 결합

농협은 ‘카페 인 브랜치’ 선봬

하나는 전시 접목 ‘컬처뱅크’로

임대수익 짭짤… 이벤트 활용도

NH농협은행이 지난 10월 강남구 테헤란로 역삼금융센터에 문을 연 '카페 인 브랜치' 특화점포. 농협은행 제공
NH농협은행이 지난 10월 강남구 테헤란로 역삼금융센터에 문을 연 '카페 인 브랜치' 특화점포. 농협은행 제공

‘은행 속 카페, 빵집, 전시관.’

은행 점포가 날로 진화하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돌풍을 일으키고 ‘손 안의 은행’을 표방하는 모바일뱅킹이 일상화하면서 은행 점포는 점점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다. 그렇다고 고객 불편과 감원 등 민감한 사안과 맞물려 있는 지점 구조조정을 섣불리 할 수도 없다. 카페나 빵집 등 수익을 내는 곳을 끌어들여 ‘협업‘(컬래버레이션)을 모색하는 은행 특화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이런 고심의 산물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페와 은행의 결합점포를 처음 선보인 곳은 우리은행이다. 지난해 3월 서울 동부이촌동에 ‘카페 인 브랜치’를 선보여 호평을 받은 데 이어 같은해 6월에는 잠실 롯데월드몰에 도넛 매장과 결합한 ‘베이커리 인 브랜치’를 열었다. NH농협은행도 최근 서울 역삼금융센터에 ‘카페 인 브랜치’ 1호점을 냈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카페가 있는 은행영업점은 지역주민의 ‘사랑방’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복합공간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한 발 더 나아가 공연과 전시를 접목한 점포도 나왔다. KEB하나은행은 이달 중순 서울 방배서래지점을 ‘컬처 뱅크’로 탈바꿈시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국내 유명 작가와 신진 작가의 공예 작품들을 전시하고 판매까지 도울 생각”이라며 “영업시간 이후와 주말에도 공간을 개방해 주민들이 취미생활을 하거나 이색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여행과 책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컬처 뱅크를 추가로 열 예정이다.

이런 특화점포는 가게 안에 또 다른 가게가 있다는 뜻으로 ‘숍인숍’으로도 불린다. 가장 큰 특징은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유명 브랜드의 카페나 빵집을 파트너로 끌어들이면서 실제 고객도 느는 추세다. 롯데월드몰 우리은행 지점도 하루 평균 내방 고객이 100명을 넘을 만큼 인기가 높다.

이벤트 상품을 만들기도 좋은 구조다. 가령 농협은행은 신용카드로 카페 상품을 계산하면 10%를 자동적으로 할인해 주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고객한테 커피 또는 아이스크림 쿠폰을 사은품으로 주고 있다.

앞으로 숍인숍 형태의 특화점포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IBK기업, SC제일, 씨티은행 등 8개 시중은행의 점포 수는 지난해 2.89% 줄어든 데 비해 올해(9월 말 기준)는 감소폭이 4.17%로 더 커졌다. 올해 씨티은행이 점포의 70%(작년 말 133개에서 올해 9월 44개로 축소)를 폐쇄한 영향이 컸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은행들을 겨냥해 “폐쇄 점포가 고객 이용률이 높은 경우 한 곳만 줄여도 고객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며 “점포 축소 과정에서 민원이나 소비자 피해 등 문제가 생기면 현장점검을 실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당국은 점포를 정리하려면 최소 2개월 전 사전 통지 등 대고객 안내를 철저히 하고 노동관계법령 관련 위반 사항이 없도록 하라고 재차 단서를 달았다. 무분별한 점포 축소를 지양하겠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논란을 피하기 위해 구조조정은 최소화하는 대신 점포를 활용하는 쪽으로 사업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KEB하나은행이 이달 중순 서울 방배서래지점에 문을 연 '컬처 뱅크' 내부 모습. 공예품이 전시돼 있다. 하나은행 제공
KEB하나은행이 이달 중순 서울 방배서래지점에 문을 연 '컬처 뱅크' 내부 모습. 공예품이 전시돼 있다. 하나은행 제공
우리은행이 지난해 6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문을 연 ‘베이커리 인 브랜치’. 도넛 구매 고객이 은행 업무를 보는 사례가 늘면서, 현재 하루 평균 방문 고객 수가 1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이 지난해 6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문을 연 ‘베이커리 인 브랜치’. 도넛 구매 고객이 은행 업무를 보는 사례가 늘면서, 현재 하루 평균 방문 고객 수가 1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은행 제공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