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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경준 검사장 비리 의혹, 캘수록 악취 진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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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경준 검사장 비리 의혹, 캘수록 악취 진동해

입력
2016.07.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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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대박’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진경준 검사장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그는 검찰에 출두하면서 “그 동안 과오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진실을 밝히지 않은 점을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여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사법처리가 불가피한 상황에 내몰리자 마지못해 내놓은 사과여서 진정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진 검사장은 검찰 소환 전날 “2005년 넥슨으로부터 4억원을 받아 이 회사 주식을 샀고 돈은 갚지 않았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제출했다. 넥슨이 제공한 제네시스 승용차를 처남 명의로 사용한 사실도 시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넥슨이 돈까지 대주면서 주식을 넘기고 승용차를 제공했는데도 대가성과 업무관련성은 일절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는 넥슨 주식으로 거액의 차익을 챙긴 것이 논란이 되자 처음에는 “개인 돈”이라고 했다가 공직자윤리위 조사에서는 “처가에서 빌린 돈”이라고 말을 바꿨다. 또 넥슨이 “주식 매입대금을 대줬다”고 인정한 뒤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다가 특임검사가 자금 출처를 밝혀내고 넥슨 김정주 회장이 검찰에서 이를 시인하자 뒤늦게 자수서를 제출했다. 자수가 인정돼 재판에서 감형을 받고 대가성은 부인해 처벌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뒤늦게 법망을 피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행태다.

진 검사장의 의혹은 캐면 캘수록 악취가 진동한다. 특임검사는 2010년 진 검사장 처남 이름으로 설립된 청소 용역업체가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 두 곳의 일감을 따내 134억 원의 매출을 올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회사 설립 시점이 진 검사장이 기업의 탈세 비리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으로 있을 때여서 의혹이 커지고 있다. 당시 진 검사장이 한진그룹 탈세 의혹을 내사했으나 얼마 뒤 문제가 없다고 사건을 종결 처리한 것이 일감 몰아주기와 무관하지 않을 듯하다.

특임검사 지명 이후 급진전되고 있는 수사는 이전의 검찰 수사와 크게 대비된다. 지난 6일 지명된 이금로 특임검사는 곧바로 계좌 추적과 압수수색에 이어 김정주 넥슨 회장과 진 검사장을 잇따라 소환하는 등 불과 1주일 만에 적잖은 성과를 냈다. 3개월 동안의 검찰 수사에서 아무런 진전이 없었던 게 의도적 수사 축소였다는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진 검사장의 부패혐의를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검찰에 더는 진 검사장 같은 사람이 없다고 장담할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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