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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수현 "어벤져스2, 애드리브 편집돼 아쉬워"

입력
2015.04.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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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의 서울 일대 촬영 일정이 발표됐을 때 국내 대중의 눈과 귀가 한 여배우에 쏠렸다. 충무로의 유명 여배우들이 출연을 타진했다는 소문 속에서 무명에 가까운 수현이 ‘어벤져스2’에 합류한다는 소식은 한국 영화계를 놀라게 할 만했다. 수현이 누구냐는 의문부호가 잇따랐고 캐스팅을 둘러싼 억측도 많았다. 갖은 화제를 뿌리고 지난 23일 개봉한 ‘어벤져스2’에서 수현은 천재 유전공학 박사로 등장해 이야기의 주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28일 오전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수현을 만나 ‘어벤져스2’의 캐스팅과 촬영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었다. 서른에 화려한 잔치를 시작한 그는 대답 사이사이 탄산수 같은 웃음을 터트렸다. ‘어벤져스2’(27일 기준 373만9,781명)의 흥행을 마음껏 즐기는 듯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에 출연한 배우 수현이 27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에 출연한 배우 수현이 27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가 흥행하니 느낌이 좀 어떤가.

“숫자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했으나 그래도 관객수를 들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한국이 나오는 부분과 저의 출연분량 등에 대해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2주 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과 영화팬들 대상을 한 레드카펫 행사에서 울었는데 이유는?

“그 행사가 일종의 팬미팅이었다. 사람들 손을 잡고 인사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1년 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영화 개봉이 현실로 느껴졌다. 부담도 컸는데 응원 소리를 들으니 감동적이었다.”

-영화 최종 편집본을 본 것은 언제인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첫 시사회(14일)를 하기 하루 이틀 전에 처음 봤다. 처음 봤을 때는 즐기면서 보진 못했다. 제 촬영 분량에서 이런 저런 부분이 편집돼서 아쉬웠다. 첫 시사회 때 두 번째로 볼 때는 반응을 크게 하는 미국인들과 함께 해서인지 영화팬의 입장에서 재미있게 관람했다.”

-할리우드 촬영을 해보니까 어떻던가?

“거의 모든 촬영은 영국 런던에서 했다. 사실감이 느껴질 정도로 잘 꾸며진 촬영장이었다. 그래서 연기할 때 도움이 됐다. 외국인들이 일하는 것 보니 정말 빈틈이 없더라.”

-영화를 보기 전 그래도 얼만큼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했나?

“나오는 장면의 개수나 시간 자체의 욕심은 그리 많지 않았다. 유전공학 박사로 세포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제공해주는 대사 이외에도 여러 등장인물들과 인간적으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파티 장면에서 호크아이(제레미 레너)의 몸을 찌르며 ‘내가 상당히 잘 고쳤네’라고 애드리브를 했는데 영화에는 반영이 안 돼 아쉽다.”

-캐스팅과정을 말해달라.

“소속사에 대본이 왔다. 처음에는 아무런 정보 없이 대본을 받았다. 헬렌 조 역할이란 표시도 없었다. 대본을 보면서 허구적인 이야기이구나 추측만 했다. 영어 대본이라서 일단 좋았다. 드라마 ‘7급 공무원’에서 복수를 꿈꾸는 역할을 맡아 생각이 너무 무겁고 힘들어 다른 역할을 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비디오로 촬영해서 보냈고 최종 오디션 때 조스 웨던 감독을 만났다. 대본에 상대역이 조지 클루니로 돼 있었는데 현장을 가니 토르를 대상으로 생각하고 대사를 해보라고 하더라. (내가 당황하니) 관계자들이 ‘맞아, 토르야’라고 했다. 난 마블스튜디오의 ‘앤트맨’ 오디션이라고 생각했다. 마블코믹스의 캐릭터를 내세운 영화는 거의 다 나왔으니까 ‘어벤져스2’ 오디션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오디션을 보며 놀라고 신났다. 끝나고서도 감격했다. 솔직히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웨던 감독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으니까. 정작 오디션 합격 발표가 난 뒤에는 덤덤했다.”

-국내 유명 여배우들을 제쳤다고 주변에서 좋아하지 않던가?

“주변 사람들이 오히려 조심스러워 했던 것 같다. ‘마블 영화가 됐다고?’라며 실감을 못하거나, 출연 분량에 대한 걱정도 해줬다.”

-영어에 능숙한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생각하나?

“분명히 작용했을 것이다.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브루스 배너(마크 러팔로)에게 ‘이게 미래야’라는 식의 말을 영어로 하면서 그들에게 눌려서는 안 되니 영어가 중요했다.”

-영어는 어떻게 익혔나?

“5세 때 미국 뉴저지에서 6년 정도 있었다. 한국에 돌아와 국제학교를 다녔다. .

-미국 드라마시리즈 ‘마르코폴로’에도 출연을 했는데.

“‘어벤져스2’ 오디션을 보기 전에 ‘분노의 질주: 더 세븐’ 오디션에 참여했다. 당시 오디션 담당자가 ‘마르코폴로’의 오디션도 담당을 했다. 내 비디오를 보고 느낌이 좋았는지 ‘마르코폴로’ 오디션 제안을 했다. 몽골 왕의 딸인 여전사 역할을 연기했다. ‘어벤져스2’ 출연이 확정되며 출연을 못할 뻔했으나 ‘마르코폴로’ 측이 촬영 일정을 맞춰줬다.”

-해외 진출 생각이 애초 있었나?

“소속사에 대니얼 헤니가 있고 하니 해외 오디션하는 모습을 옆에서 봤고 나도 해보고 싶었다. 전형적인 아시아인 역할이 아니어도 해외 관계자들에게 나를 알리고 싶었다. ‘7급 공무원’ 뒤 뭔가 다른 것을 해보고 싶어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성급하게 한국 드라마를 출연을 결정했으면 아마 ‘어벤져스2’ 출연을 못했을 수도 있다.”

-‘어벤져스2’의 배우 중 이성으로서 끌리는 사람은 누구였나?

“마크 러팔로다. 스튜디오에서도 말을 굉장히 많이 나누었다. 매우 귀엽다. 부담스러운 대배우 같이 느껴지지만 사실은 편한 사람이다. 인간미가 넘치는 배우다. 러팔로는 방한 기간 중 한국문화를 이해하려는 모습도 느껴졌다. 심지어 김치를 담그는 방법도 안다.”

-배우로서 목표는?

“한국에서 주로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 역할을 했었는데, 첫 영화를 잘 시작하게 돼서 기쁘다. 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 남들과 달리 대형 영화에 먼저 출연하고 거꾸로 연극 무대에도 써보고 인디영화도 출연하고 해야 한다. 단편 영화나 독립영화 등을 통해 경험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데뷔 10년이 됐다. 10년 뒤에는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나.

“10년 후에는 한국영화도 찍었을 테고(웃음). 여전히 외국에서 작품을 활발하게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무술만 하는 아시아인이 아니라 그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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