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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닮아가는 카카오톡… 집토끼 놓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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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닮아가는 카카오톡… 집토끼 놓칠라

입력
2017.11.30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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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카톡 스토어’ 정식 오픈

앱 내에서 유통업체 쇼핑몰 운영

친구 맺고 대화창서 주문-결제

내년엔 티켓 예매, 식당 예약 도입

메신저 상업화에 이용자 거부감

골목상권 침해 논란 휘말릴 수도

카카오는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바로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주문하기' 서비스(왼쪽)를 운영 중이다. 대화창 안에서 상품을 주문 및 결제할 수 있는 '카카오톡 스토어'도 곧 도입한다. 카카오톡 화면 캡처
카카오는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바로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주문하기' 서비스(왼쪽)를 운영 중이다. 대화창 안에서 상품을 주문 및 결제할 수 있는 '카카오톡 스토어'도 곧 도입한다. 카카오톡 화면 캡처

국내 모바일 메신저 점유율 95%, 전체 스마트폰 이용 시간의 10분의 1을 차지(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 분석)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만능 플랫폼’ 도약에 박차를 가한다. 정보 검색과 뉴스, 동영상, 게임 등 콘텐츠 서비스뿐 아니라 쇼핑, 장보기, 예매ㆍ예약 등까지 품어 모바일로 가능한 서비스를 모두 카톡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2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6월부터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시험 운영해 온 ‘카카오톡 스토어’를 다음 달 정식으로 선보인다. 카톡 스토어는 카카오가 다양한 상품 판매를 중개하는 오픈마켓 개념의 기존 ‘선물하기’와 달리, 유통 업체들이 직접 카톡 안에서 만들고 운영하는 쇼핑몰이다. 각 업체의 카톡 계정(플러스친구)과 연동돼, 이용자가 원하는 브랜드를 친구로 추가해 놓으면 할인판매 같은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메시지로 받아보고 대화창 안에서 바로 상품을 주문 및 결제할 수 있다.

애초 메신저 서비스만 제공하던 카카오톡은 2015년 5월 대화창 안에서 바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샵(#) 검색’과 뉴스 등 읽을거리를 모아 제공하는 ‘채널’을 선보이며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그 전에도 카카오는 카카오택시나 카카오페이(간편결제) 등 서비스를 내놨지만 카톡과는 별개의 응용 소프트웨어(앱)로 운영했는데, 샵 검색과 채널은 처음으로 카톡 자체에 삽입했다. 그 뒤 동영상 서비스, 미용실 예약, 장보기, 배달음식 주문 등 다양한 기능이 하나씩 카톡에 추가됐고, 내년 초에는 영화ㆍ공연을 예매하거나 식당을 예약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될 예정이다.

카카오처럼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이 매일 이용하는 메신저를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려는 건 세계적인 흐름이다. 메신저만으로는 수익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 1위 모바일 메신저인 네이버 ‘라인’도 현지에서는 쇼핑, 택시 호출, 아르바이트 구인ㆍ구직 등 다양한 서비스를 메신저에 붙여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으로 가는 길이 평탄한 것만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포털 최강자’ 네이버가 PC 시절 검색을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문어발처럼 확장하며 지배력 남용이나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에 휘말렸던 것처럼, 카톡도 각종 부작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가장 큰 문제는 이용자들의 반감이다. 메신저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포털과 달리 개인적ㆍ폐쇄적 서비스라 상업화에 대한 이용자의 거부감이 크다. 또 카톡이 비대해질수록 메신저 본연의 기능이 약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카톡이 먹통이 될 때마다 “카톡이 무거워지면서 서비스가 불안정해진 탓”이라는 불평이 쏟아진다. 여기에 원하는 브랜드를 이용자가 직접 추가하는 방식의 카톡 스토어가 도입될 경우, 인지도가 낮은 중소 유통업체들은 대기업 사이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도 내부적으로 이런 문제들에 대해 고민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비스가 늘어나더라도 카톡 본연의 메신저 기능에는 영향이 없도록 서버를 정교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 업체를 어떻게 알리고 상생할 수 있을지, 포털 다음이나 카톡 채널에 노출하는 방안 등을 여러모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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