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훈 검사 사망했지만, 수사방해 검사들 모두 구속

장호중 검사장ㆍ서천호 전 2차장 등 4명

법원 “범죄 혐의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

현직 검사장 구속은 진경준 이어 두 번째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장호중 부산지검장이 29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2013년 검찰의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및 재판 방해 혐의를 받아온 현직 검사 간부와 국정원 전직 간부들이 무더기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6일 장호중 검사장 등 4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7일 새벽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모두 발부했다. 현직 검사장이 구속되기는 게임회사 넥슨에서 각종 특혜를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된 진경준 전 검사장에 이어 검찰 역사상 두 번째다. 이미 구속 수감된 김진홍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과 문정욱 전 국익정보국장을 포함하면 국정원 댓글 수사ㆍ재판 방해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는 모두 6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지난 3일 장 검사장과 고(故)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이제영 대전고검 검사 등 현직검사 3명과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고일현 전 국정원 종합분석국장 등 전직 국정원 간부 2명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변창훈 검사는 영장심사 당일인 6일 오후 서울 서초동의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투신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장 검사장은 영장심사를 포기해 검찰 기록 등으로만 발부 여부를 결정했다.

장 검사장 등은 국정원이 2013년 검찰 수사와 재판에 대응하기 위해 꾸린 ‘현안 태스크포스(TF)’의 핵심 멤버였다. 압수수색에 대비해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을 만들고, 재판에서 직원들에게 허위진술을 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은폐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장 검사장은 당시 국정원 감찰실장이었으며, 변창훈 검사는 법률보좌관, 이제영 검사는 파견검사로 국정원에서 일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