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기중 기자

등록 : 2018.06.05 04:40
수정 : 2018.06.07 08:35

“남들이 사려고 하지 않을 때가 내 집 마련 적기”

[재(財)야의 고수를 찾아서] <12>45만 회원 거느린 ‘붇옹산’ 강영훈 대표

등록 : 2018.06.05 04:40
수정 : 2018.06.07 08:35

#1

서울은 조정, 하락 준비할 때

무주택자도 매수 부담스러운 상황

투자 기회는 5, 6년 뒤 올 것

#2

재개발 구역은 발전 한계 있어

업무지구 가까운 곳이 유망

3차 뉴타운 중 덜 오른 지역 찾아야

45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네이버 카페 ‘부동산 스터디’의 운영자 ‘붇옹산’ 강영훈 대표가 지난 29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에서 부동산 투자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부동산은 어느 지역에 투자하느냐 보다 언제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당분간 조정장이 이어지다 5,6년 후 다시 투자 시기가 올 것이다.”

2006년 문을 연 네이버 카페 ‘붇옹산의 부동산 스터디’(현 부동산 스터디)는 부동산 관련 카페 가운데 지명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활동 회원수도 45만명이 넘는다. ‘붇옹산’은 이 카페 운영자인 강영훈(44) 대표의 닉네임이다. 그는 어머니의 한마디에 잘 다니던 방송 프로그램 외주 제작 회사에 사표를 내고 부동산 전문 투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결혼을 앞두고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어머니가 “집안에 부동산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한 명쯤 있으면 좋지 않겠냐”고 권유하자 곧바로 부동산 관련 공부를 시작한 것. 현재 강 대표는 유튜브 채널 ‘붇옹산TV’를 통해 부동산 정책부터 시황까지 초보자의 눈높이에 맞춘 부동산 관련 강연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가장 큰 이슈다. 재건축 연한 연장과 안전진단 강화 방침에 이어 반포현대아파트의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 발표 등 정부는 숨돌릴 틈도 주지 않고 전방위 압박을 하고 있다. 강 대표를 만나 부동산 시장 초보 투자자의 시장 진입 전략 등에 대해 물어봤다.

-투자의 원칙이 있나.

“공격적인 투자자는 아니다. 2009~2013년 하락장을 힘들게 겪었고 그래서 하락장의 무서움을 잘 안다. 대출을 받고 투자한 바람에 손실을 많이 봤다. 결론은 ‘무리한 투자는 절대 안 된다’였다.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사는 게 중요하다. 신조가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현재를 너무 희생하지 말자’다. 대출 이자를 갚아 가며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결국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이지만 이 때문에 현재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보나.

“서울 지역만 놓고 이야기한다면 전형적인 조정장이다. 가파르게 상승했던 주요 부동산이 여러 이유로 가격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소외돼 오르지 못했던 부동산들이 갭 메우기를 하면서 조금씩 올라가는 모양새다. 정부의 규제가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쉽게 투자 마인드로 접근하기 힘든 시기가 됐다.”

-최근 반포현대아파트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 통보 후 재건축 추진 단지 행보가 관심이다.

“돈을 더 내고 재건축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재건축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조합원들이 판단해야 할 몫이다. 다만 개인적으론 상당수의 재건축 조합이 사업 추진을 멈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재건축 사업을 강행한다고 해도 추후 조합 내부에서 엄청난 분쟁이 생길 여지가 크다. 예를 들어 조합설립인가 단계에서 1억원 정도 부담하면 재건축 아파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해 조합설립을 했는데, 재건축 부담금이 국토부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강남권 평균 4억4,000만원이 나온다면 총 비용부담은 5억4,000만원이 된다. 예상부담금 1억원과 5억4,000만원은 차이가 크다. 이를 이유로 조합 내부에서 조합설립인가를 무효로 하자는 주장과 소송이 나올 수 있다. 많은 조합들이 혼선을 겪게 될 것이다.”

-현재 재건축에 투자했거나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개인적으론 재건축이 가능한 아파트가 서울의 알짜가 될 수 있는 마지막 원석이라 생각한다. 무리해서 투자한 것이 아니라면 버티라는 말밖에 못 드리겠다. 앞으로 재건축투자는 큰 틀에서 재건축 부담금이나 분양가상한제 등의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보고 급매물들을 노리는 것은 투자하려는 이들의 선택일 것이다.”

-서울에서 재개발이 유망한 지역이나 저평가된 재개발구역은 어디인가.

“재개발 구역이 우량 주거지역으로 거듭나는 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교육ㆍ업무ㆍ문화 등 모든 것을 갖춘 특A급지는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재개발 구역들 중에서 이들 중 한 두 가지를 갖춘 지역에 집중해야 하는데, 이중에서도 ‘업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월소득이 높은 직장인들이 멀지 않게 출퇴근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 재개발 구역이 유망해 보인다. 서울의 재개발 구역들은 대부분 2000년대 중반에 기본계획이 세워졌다. 3차 뉴타운 지정과 함께 기본계획이 세워진 곳들이 많은데, 이들 뉴타운 중에서 사업이 다소 더뎠던 곳들은 아직 대중들 사이에 생소한 경우가 많다. 잘 찾아보면 아직까지 덜 오른 지역이 있다.”

-거래 절벽 상황은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나.

“매도자들은 높아진 호가를 쉽게 낮추지 않는다. 집을 사야겠다고 하는 매수세가 싹 가신 것도 아니다. 그러나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장의 향방이다. 강남3구, 그 중에서도 강남구와 서초구 대장 아파트의 가격 향방이 중요하다. 이게 꺾이느냐 안 꺾이느냐가 장기적으론 더 올라갈 것이냐, 여기서 내려 갈 것이냐의 향방을 정할 것이다. 올해는 전체적으로 쉬어가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연말이나 내년 초 방향성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적정 시기는 언제인가.

“현재는 무주택자나 1주택자도 쫓아가서 사기에는 굉장히 부담되는 상황이다. 대세가 꺾이고 심리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호가를 낮춘 물건들이 나온다. 그 시점을 연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 때는 들어가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적정시기는 ‘사야겠다고 마음 먹는 시기’에 감내 할 수 있는 대출 등을 고려해서 눈높이에 맞는 집을 찾은 시점이다. 사실 남들이 사려하지 않을 때나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싹 가셨을 때, 그때가 최적의 내 집 마련 시기다.”

-중장기 부동산시장 전망은.

“개인적으론 앞으로 2~4년 투자할 타이밍을 보는 것보다는,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상승장 이후 도래할 하락장을 준비하고 있다. 그 시점이 서울시내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 5,6년 정도 후가 다시 그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재개발 구역은 얼마 안 남았다. 재건축도 1980년대 지은 건물의 재건축이 끝나면 90년대 이후 아파트는 리모델링으로 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결국 서울은 새 아파트 분양 자체가 없는 도시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이후 대접받을 수 있는 아파트, 대장이 될 수 있는 기존 아파트에 초점을 맞춰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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