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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J 어깨동무… 방송통신 산업 지각변동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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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J 어깨동무… 방송통신 산업 지각변동 온다

입력
2015.11.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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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CJ헬로비전 인수 의결

CJ와 미디어 콘텐츠 협력 강화도

LG유플러스, 씨앤앰 인수 나서면

공룡 3사 경쟁 더 뜨거워질 전망

이동통신 1위 업체 SK텔레콤이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비전 인수를 결정하면서 방송통신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유료방송시장에서 3위였던 SK텔레콤은 이번 인수로 단번에 KT를 바짝 좇는 2위로 부상했다. 이에 위기를 느낀 경쟁업체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SK의 플랫폼과 CJ의 콘텐츠가 만난다

SK텔레콤은 2일 이사회를 열어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의 최대 주주인 CJ오쇼핑이 보유한 지분 53.92% 가운데 30%를 5,000억원에 인수하고 나머지 23.9%를 주식매수선택권(콜옵션)과 주식매도선택권(풋옵션)을 통해 추가 인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의 최대 주주가 된다. 양 사가 미리 정해둔 가격으로 지분을 사고 파는 콜옵션과 풋옵션은 양 사 합병기일 이후 3년에서 5년 내에 행사해야 한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하는 동시에 인터넷(IP)TV와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할 방침이다. 합병 비율은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가 1대 0.4756554이며 합병 법인 지분율은 SK텔레콤 75.3%, CJ오쇼핑은 8.4%이다.

합병은 내년 1, 2월 중 양 사 주주총회에서 각각 승인을 받은 뒤 내년 4월 1일 이뤄질 전망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SK브로드밴드는 상장법인인 CJ헬로비전에 통합 상장된다.

하지만 아직 미래창조과학부 승인 등 절차가 남아있어 최종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현재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는 각각 방송법과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IPTV법) 규제를 받고 있어 합병하려면 공정성, 다양성 등 따져봐야 할 것이 많다.

SK텔레콤은 단순 CJ헬로비전 인수에 그치는 게 아니라 CJ그룹과 미디어ㆍ콘텐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한다. 우선 CJ가 추진하는 1,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또 SK텔레콤과 CJ그룹은 총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미디어 콘텐츠 영역과 정보기술(IT) 스타트업에 함께 투자하기로 했다.

“몸집을 키워야 살아남는다”

SK텔레콤과 CJ는 이번 거래가 서로 좋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SK텔레콤은 단번에 케이블TV 가입자 약 420만명을 확보하며 총 700만여명의 가입자로 유료방송시장에서 KT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갖게 됐다. 또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약 89만명과 알뜰폰(MVNO) 가입자 약 85만명까지 추가로 확보해 기존 통신사업에 힘을 보탰다. CJ도 주력인 콘텐츠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고 SK텔레콤과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내년 초 국내에 진출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유료 콘텐츠 유통업체인 넷플릭스에 대항하려면 몸집을 키워야 한다는 판단이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나 해외 배급사 등은 콘텐츠 제공 협상을 할 때 가입자가 많은 업체를 우선 순위에 둔다” 고 말했다.

이는 곧 앞으로 방송통신 시장에서 인수합병(M&A)이 더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케이블TV 시장에서는 3위 업체인 씨앤앰이 매물로 나와 있다. 업계에서는 궁지에 몰린 LG유플러스가 씨앤앰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LG유플러스가 씨앤앰을 인수하게 되면 SK텔레콤과 KT 등 통신 3사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뿐 아니라 유료방송 시장이 IPTV 위주로 재편되는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멀티 서비스 가능해진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이 합병을 해도 당장 이용자들이 겪을 변화는 크지 않다. 별도 케이블을 이용하는 케이블TV와 초고속인터넷망을 그대로 활용하는 IPTV는 방송을 전달하는 경로는 다르지만 서비스 내용은 차이가 없다.

다만 위성과 IPTV를 보유한 KT가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에 위성으로 방송을 내보내고 인터넷 시설이 좋은 지역에 IPTV로 방송을 내보내는 것처럼 SK텔레콤도 케이블과 인터넷 두 가지 방식으로 끊김 없는 방송을 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이동통신과 묶어 초고속인터넷, 케이블, IPTV를 결합상품으로 제공할 경우 SK텔레콤의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경쟁업체인 KT와 LG유플러스는 CJ헬로비전 인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KT 측은 이날 성명을 내고 “SK텔레콤이 통신에 이어 방송까지 독점력을 확대해 공정 경쟁을 훼손하고 시장을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LG유플러스 역시 “SK텔레콤이 통신시장 지배력을 유료방송까지 확대해 다른 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몰릴 수 있다”며 “알뜰폰 시장 독점구조도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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