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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혀진 격차… 앞선 자도 쫓는 자도 신발서 불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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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혀진 격차… 앞선 자도 쫓는 자도 신발서 불났다

입력
2014.07.2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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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주민과 눈 맞추며 스킨십 "지역 연고 유력 정치인" 호응

노회찬, 문재인 등과 거리 유세 "서민들과 친근한 후보" 공감

서울 동작을 재보선에서 맞붙은 새누리당 나경원(왼쪽 사진)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28일 사당 1동 일대에서 막판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서울 동작을 재보선에서 맞붙은 새누리당 나경원(왼쪽 사진)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28일 사당 1동 일대에서 막판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7ㆍ30 재보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의 표심은 요동치고 있었다. 막판에 터져 나온 ‘유병언 부실수사’ 파문과 ‘야권 연대’ 극적 타결에 대한 반응이 뒤섞이면서 유권자들도 다소 혼란스러워했다. 동작구 사당동ㆍ흑석동ㆍ상도동 일대에 걸쳐 있는 동작을 유권자들은 “두 사람 모두 괜찮은 정치인 아니냐”며 “누굴 찍을지 좀더 고민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선거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리드를 지키던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를 단일화에 성공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추격하면서 선거판세도 초박빙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나경원, 운동화 신고 발로 뛰며 스킨십

새누리당 나 후보는 28일 지역 주민들과 스킨십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대부분의 일정을 순회유세와 거리인사로 소화했다. 중복 더위에도 유세차를 타지 않을 때는 무선마이크를 들고 골목길을 뛰어다니며 주민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지지를 호소했다. 사당노인종합복지관 인근 유세장에서 만난 주부 유진이(28)씨는 “외모도 외모지만 실력이 있으니까 여당의 유력정치인까지 되지 않겠냐”며 “박근혜 대통령도 여성이니까 나 후보가 아무래도 더 강점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흑석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모(57)씨는 “연고가 전혀 없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나 후보는 노량진에서 태어났고, 외가도 이곳이지 않냐”며 “철새정치인 보다는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동작을 강남4구로 발전시키겠다며 지역개발 공약을 앞세우고 있지만, 지지층에서도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유권자가 많았다. 다만 비판적 지지자들도 ‘정치공학적 야권연대’를 지적하며 야당 후보에게는 표를 주지 않겠다는 반응이었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안모(49)씨는 “나 후보가 내놓은 공약 중에는 정몽준 전 의원이 이미 했다고 밝힌 사업도 있어 개발공약에는 큰 기대를 걸진 않는다”며 “그렇다고 사사건건 발목만 잡는 야당 후보를 찍어주기도 그렇다”고 말했다. 사당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곽모(57)씨도 “국회의원 한 명 바꾼다고 죽어가는 상권이 얼마나 살아나겠냐”면서도 “야권연대 한답시고 후보 사퇴를 해버리는 건 유권자를 우롱하는 일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회찬, 문재인 의원과 함께 거리유세

정의당 노 후보는 이날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등과 함께 거리인사에 나서는 등 야권연대 효과를 극대화 하는데 힘을 쏟았다. 유세 중간중간 ‘인증샷’을 찍고 싶어하는 시민들을 위해 다정히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상도동에 사는 직장인 김진수(36)씨는 “노 후보가 동작 태생은 아니지만 서민과 평생을 함께한 분 아니냐”며 “새정치연합이 국회에서 무력한 모습을 보이는데, 노 후보가 국회에 들어가 강한 야권을 만들어줬음 좋겠다”고 말했다. 흑석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정승일(55)씨는 “노 후보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나 후보와는 비교할 수 없지 않냐”며 “야권연대가 늦어지면서 노 후보가 얼굴을 알릴 기회가 적었지만 선거 결과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에 이어 최근 ‘유병언 부실수사’ 파문까지 더해지면서 정부ㆍ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폭넓게 퍼져 있었지만 야권 지지자들도 야권 후보단일화에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상도동 주민 주모(69)씨는 “전략공천 한다고 한참을 시끄럽게 하더니 뒤늦게 단일화한다고 그러는 걸 보고 있자니 정이 떨어진다”며 “그렇다고 투표권도 없는 사람을 공천한 새누리당 후보를 찍기도 뭐해 고민”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심판론을 앞세우는 데 대한 거부감도 감지할 수 있었다. 흑석동 주민 원모(65)씨는 “지난 시장 선거 때 정몽준 후보가 줄곧 농약급식만 얘기하다 진 거 아니냐”며 “상대방 비판만 하느라 정작 자기 목소리를 한 마디도 내지 못하면서 우리보고 뭘 보고 찍으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차 야권연대ㆍ투표율이 막판 변수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 오면서 세력결집 현상도 뚜렷해 보였다. 사전투표에서 동작을 지역 투표율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13.22%를 기록한 것은 유권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사실의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 중도ㆍ부동층에서는 여전히 표심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따라서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부동층의 표심을 더 많이 확보하고 투표장으로 이끌어낼지가 승부의 관건이 될 공산이 커 보였다.

노 후부가 노동당 김종철 후보와 2차 야권연대를 진행할지 여부도 막판 표심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노 후보로서는 나 후보와 초박빙의 경쟁을 벌이는 만큼 ‘2차 단일화’카드에 욕심이 나는 상황이지만 섣불리 2차 단일화를 강행할 경우 ‘종북 색깔론’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막판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도 노 후보가 김 후보와 단일화하면 ‘더 이상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노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연대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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