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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힐의 독립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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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힐의 독립선언

입력
2017.04.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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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인연 맺은 쉐라톤과 결별

W호텔도 ‘비스타 워커힐’로

서비스ㆍ디자인 고급화 등 차별화

‘한국식 호텔’로 홀로서기 도전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이 최근 간판을 바꿔 달았다. 40년간 인연을 맺어온 ‘쉐라톤’과 결별하고 ‘워커힐’ 만의 독립을 선언한 것이다.

한국전에 참전한 미국 워커 중장의 이름을 따 1963년 미군의 위락시설 용도로 건립된 워커힐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운영하다 73년 선경그룹(지금의 SK)에 경영권이 넘어갔고, 77년 쉐라톤과 손잡고 지난해까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어왔다.

워커힐의 독립 선언은 그 동안 국내 호텔업계가 숭배하다시피한 유명 글로벌 호텔 체인 브랜드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계기로 볼 수 있다. 워커힐측은 “지난 53년간 특급호텔을 운영한 노하우가 축적된데다 그 동안 쌓인 ‘워커힐’의 명성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 디브랜딩(브랜드와의 결별)을 결심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로 계약기간 종료가 같았던 W호텔도 함께 디브랜딩을 거쳐 ‘비스타 워커힐’로 새로 태어난다. 지난 1월 1일부터 영업을 중단한 비스타 워커힐은 3개월 여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쳐 이달 13일 성대한 개장 행사를 열 계획이다.

워커힐 관계자는 “그 동안 고객 분석을 해보니 ‘쉐라톤’ 보다는 ‘워커힐’에 대한 인지도가 더 높았다. 더 좋은 비누나 침구를 쓰고 싶어도 ‘쉐라톤’ 이란 엄격한 브랜드 등급에 얽매여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커힐이 디브랜딩을 검토했을 때 쉐라톤과 W 브랜드를 지닌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계약 연장을 원하며 다양한 혜택을 제시했다고 한다. 특히 W호텔의 경우 국내에 유일하게 있던 브랜드라 메리어트 측에선 아쉬움이 컸다.

독립호텔로의 향후 성공 가능성에 대해 워커힐 관계자는 “일본 도쿄의 친잔소 호텔도 20년 달았던 포시즌스 브랜드를 떼내고도 잘 운영되고 있다”며 “도심호텔과 달리 한강변 자연환경을 품은 장점을 살려 기존 쉐라톤과 W 브랜드에서 시행하지 못했던 다양한 서비스를 워커힐의 이름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커힐이 브랜드를 떼냈다면, 리츠칼튼호텔은 간판을 바꿔 달기로 했다. 리츠칼튼호텔을 운영하던 전원산업은 리츠칼튼호텔 컴퍼니와 계약을 종료하고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르메르디앙’ 브랜드를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르메르디앙은 국내엔 처음 도입되는 브랜드로 호텔측은 전면적인 시설 개보수를 거쳐 오는 9월 초에 문을 열 계획이다.

호텔업계에선 이전의 객실 예약이 글로벌 체인의 예약망과 멤버십에 크게 의존했다면 최근엔 개별여행객 증가와 익스피디아, 프라이스라인 같은 온라인여행사가 늘면서 체인의 영향력이 예전만하지 못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로컬 호텔 자체의 개성이 중시되는 추세도 독립을 부추긴다.

워커힐의 디브랜딩은 마냥 대단하다고만 여겼던 글로벌 체인 브랜드의 가치와 영향을 의심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의 호텔 산업이 성장했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호텔산업이 수십 년 외국 브랜드의 지배를 받아오며 인적 자원과 경영 노하우 등의 축적에 적지 않은 성취를 이뤄왔다”고 말했다.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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