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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과거 싸움’ 볼썽사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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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과거 싸움’ 볼썽사납다

입력
2016.01.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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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이 과거사 문제로 눈 뜨고 보기 힘든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선대위원장의 국보위 활동 전력과 국민의당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국부(國父)’ 발언을 둘러싼 난타전이다. 분열된 야당 세력이 하루빨리 각자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전열을 수습해도 모자랄 판에 서로 상처를 입히는 소모적 과거 싸움에 골몰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4ㆍ13 총선을 앞두고 야권의 주도권 경쟁에 돌입한 두 당이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경쟁과 갈등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지금의 이전투구도 새롭게 정체성을 정립해 나가는 과정의 주도권 다툼 성격이 없지 않다. 그러나 과거 전력을 들추고, 발언 맥락을 비틀어 상대방 흠집내기에 골몰하는 식이어서는 국민에게 혐오감만 안길 뿐이다. 안 그래도 야당 분열에 실망하고 있는 지지자들은 그런 구태에 더욱 넌더리를 내지 않을 수 없다.

더민주 측은 국민의당 한 위원장에 대해 “진보학자를 자임했으나 이제는 진부한 뉴라이트 학자가 되었다”고 몰아붙이고 있다. 숫제 인신공격이다. 하필 4ㆍ19묘지에서 문제의 발언을 해 논란을 키우긴 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 해명대로 국민 통합적 관점에서 협력과 화해를 강조함으로써 중도 보수로 지지층을 확장하려는 취지도 있었을 터이다. 무작정 야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며 공격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그에 발끈해 국민의당 측이 김 위원장의 국보위 참여 등 과거 전력을 과도하게 들추며 반격에 나선 것도 볼썽사납다. 국민통합과 문호개방을 강조한 자당의 입장에도 맞지 않는다. 국민의당을 이끄는 안철수 의원이 김 위원장 영입에 공을 들인 것은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국민의당은 21일 지지세가 강한 전남과 광주에서 첫 시ㆍ도당 창당대회를 갖고 본격적 세몰이에 나섰다. 더민주는 문재인 대표 사퇴를 기정사실화 한 데 이어 탈당을 저울질하던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당 잔류를 선언함으로써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전열을 정비한 두 야당의 주도권 경쟁은 앞으로 더욱 가열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비전과 정책을 놓고 경쟁을 벌어야 한다.

최근 국민의당이 쟁점법안 처리에서 더민주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더민주가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적용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등은 그런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더민주가 개혁성향의 소장파 인사들을 중심으로 ‘뉴파티위원회’를 결성하고 호남ㆍ친노ㆍ운동권 중심의 세력을 교체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정책 경쟁 못잖게 참신한 인물 발굴에서도 선의의 경쟁이 불붙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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