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원내대표 등 정치권 충격
文대통령도 생방송 일정 연기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충격적인 사망 소식에 23일 여야 정치권은 무겁게 가라앉았다. 특히 여야 4당 원내대표단은 노 원내대표와 함께 3박 5일간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22일 막 귀국한 터라 누구보다 충격이 컸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별세소식을 접한 뒤 비통함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내 일정 탓에 귀국을 하루 앞당기게 돼 미안한 마음에 전날 술 한 잔 샀다”며 “홍영표 원내대표까지 동석해 밤늦도록 과거 노동운동 시절을 회고하며 즐겁게 마셨는데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노 원내대표가 방미 첫날과 둘째 날은 좀 어두운 모습이었는데 셋째 날 공식 일정을 마치고는 분위기도 좋아졌다”면서 “방미기간 동안 드루킹 관련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충격으로 아무 말을 못하겠다”며 황망해했다. 그는 “방미 일정 중에도, 어제 돌아오는 과정에서도 전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갖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노 원내대표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온몸을 던져 일해온 정치인인데 너무나 아까운 분을 잃었다”며 고인을 기렸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역시 “(노 원내대표가) 굉장히 불편해 하시니까 우리는 그 문제(드루킹 특검 수사)에 대해 일절 서로 이야기를 안 했다”면서 “어제까지 같이 활동했는데 너무 충격이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꾸려 활동중인 민주평화당은 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같이 교섭단체를 했던 입장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이날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의 페이스북 생방송 일정을 연기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정치에 폭을 넓히는 데 큰 기여를 해왔다. 아주 삭막한 우리 정치판에서 또 말의 품격을 높이는 면에서도 많은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노 원내대표의 빈소에는 오후부터 정계 인사를 비롯한 조문객들의 발길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고, 뒤이어 문희상 국회의장,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과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 평화당 조배숙 대표 등이 조문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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