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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 일부 철수…시위와 일상 공존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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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 일부 철수…시위와 일상 공존 모색

입력
2014.10.0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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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정부청사 출근에 문제없어… 학생연합, 홍콩정부와 대화 모색

시위 현장 노란우산 든 조각상 등장, 中자극 의식한 듯 "저항 상징 아니다"

민주화 시위자들이 점거중인 홍콩 정부청사 주변 도로에서 6일(현지시간) 누워 휴식중인 사람 옆에 우산이 뒤집혀 있다. 반중 시위 사태 9일째를 맞은 이날 시위가 잦아드는 모습 속에 홍콩 특별행정구의 공무원들이 업무에 복귀했다. 완차이(灣仔)와 센트럴(中環) 등 홍콩섬 서부 지역 중·고등학교(세컨더리스쿨)도 1주일 만에 정상 수업을 재개했다. AP=연합뉴스
민주화 시위자들이 점거중인 홍콩 정부청사 주변 도로에서 6일(현지시간) 누워 휴식중인 사람 옆에 우산이 뒤집혀 있다. 반중 시위 사태 9일째를 맞은 이날 시위가 잦아드는 모습 속에 홍콩 특별행정구의 공무원들이 업무에 복귀했다. 완차이(灣仔)와 센트럴(中環) 등 홍콩섬 서부 지역 중·고등학교(세컨더리스쿨)도 1주일 만에 정상 수업을 재개했다. AP=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시위대는 6일 정부종합청사 부근 도심 거리 점거를 계속하면서도 출근하는 공무원을 위해 길을 터 줬다. 일부 시위대가 자진 철수한 가운데 중고교도 정상 수업을 재개했고 시위대와 정부도 대화를 위한 접촉을 이어갔다. 민주화 시위 9일째를 맞아 시위와 일상의 공존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이날 홍콩 정부종합청사 부근 애드미럴티(金鐘) 지역의 시위대 본진은 여전히 거리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이날 3,000여명의 공무원이 청사를 출근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지난 4일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이 시위대를 향해 공무원이 정상 근무할 수 있도록 청사 밖을 정리할 것을 요구하고 시위대도 이를 허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청사는 시위대가 주변을 둘러싼 채 포위, 지난 3일에는 하루 동안 폐쇄조치가 내려진 바 있다. 완차이(灣仔)와 센트럴(中環) 등 홍콩섬 서부 지역 중·고등학교도 이날 1주일 만에 정상 수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초등학교와 유치원은 아직 문을 열지 못한 상태이다.

시위 지도부를 구성하는 세 단체 중 하나인 홍콩학생연합(HKFS)과 홍콩 정부 관계자는 본격적인 대화를 위한 준비 접촉을 이어갔다. 양측은 구체적 합의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대화에 개방적 태도를 견지하고 상대방을 서로 존중하자는 데는 뜻을 함께 했다.

이에 앞서 5일 밤 애드미럴티 시위 현장에는 노란 우산을 든 3m 높이의 나무 조각상이 등장, 눈길을 끌었다. 우산은 한낮의 땡볕뿐 아니라 경찰의 최루탄 공격을 막을 수 있어 이번 민주화 시위의 상징이 됐다. ‘밀크’란 예명으로 알려진 22세의 미술대 졸업생이 동료 10여명과 함께 만든 이 조각상은 사각형의 나무 조각 수백개를 엮어 제작된 것으로 마치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당시 톈안먼 광장에 등장한 ‘자유의 여신상’을 떠 올리게 한다. 그러나 제작자는 “시위대가 비 오는 날 경찰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장면을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든 것”이라며 “이 조각상을 통해 홍콩 민주화 시위는 대립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조각상은 ‘자유의 여신상’이 전달하려 했던 것과 같은 메시지를 전하려는 게 아니다”며 “조각상은 예술 표현일 뿐 저항의 상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는 톈안먼 민주화 운동 당시 ‘자유의 여신상’이 중국공산당 지도부를 자극, 결국 며칠 후 강경 진압에서 파괴된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홍콩 민주화 시위에 비판적인 글을 집중 게재하며 여론 몰이를 이어갔다. 그 동안 홍콩 민주화 시위를 전혀 다루지 않았던 관영 CCTV도 이날부터 홍콩의 시위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내용을 전했다. 특히 중국일보는 “홍콩은 (주권을 가진) 나라가 아니다”는 리셴룽(李顯龍) 총리의 언급을 부각시켜 보도했다. 리 총리는 최근 강연에서 “홍콩의 주권은 중국에 있으며 홍콩은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홍콩 학생 시위대가 5일 정부청사 주변 거리에 ‘노란 우산을 든 조각상’을 설치하고 있다. 경찰이 뿌리는 최루액을 막기 위해 들기 시작한 ‘우산’과 민주화 실현의 의미를 담은 ‘노란색’등 시위대의 상징을 조각상으로 표현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학생 시위대가 5일 정부청사 주변 거리에 ‘노란 우산을 든 조각상’을 설치하고 있다. 경찰이 뿌리는 최루액을 막기 위해 들기 시작한 ‘우산’과 민주화 실현의 의미를 담은 ‘노란색’등 시위대의 상징을 조각상으로 표현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홍콩의 반중 시위 사태 9일째를 맞은 6일 오전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의 공무원들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업무에 복귀했다. 완차이(灣仔)와 센트럴(中環) 등 홍콩섬 서부 지역 중·고등학교(세컨더리스쿨)도 이날 1주일 만에 정상 수업을 재개했다. 홍콩 공무원들이 6일 홍콩섬 애드미럴티(金鐘)에 위치한 정부청사 앞에서 줄을 서 속속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의 반중 시위 사태 9일째를 맞은 6일 오전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의 공무원들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업무에 복귀했다. 완차이(灣仔)와 센트럴(中環) 등 홍콩섬 서부 지역 중·고등학교(세컨더리스쿨)도 이날 1주일 만에 정상 수업을 재개했다. 홍콩 공무원들이 6일 홍콩섬 애드미럴티(金鐘)에 위치한 정부청사 앞에서 줄을 서 속속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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