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19년 그룹의 다짐 “계속 신화 써야죠... 신화니까”

알림

19년 그룹의 다짐 “계속 신화 써야죠... 신화니까”

입력
2017.01.02 04:40
0 0
그룹 신화는 1990년대 데뷔한 그룹 젝스키스와 S.E.S의 재결합과 새 앨범 발매에 대해 "(그들을)만나면 예전 스타일로 인사할 것"이라며 기대했다. 신화컴퍼니 제공
그룹 신화는 1990년대 데뷔한 그룹 젝스키스와 S.E.S의 재결합과 새 앨범 발매에 대해 "(그들을)만나면 예전 스타일로 인사할 것"이라며 기대했다. 신화컴퍼니 제공

삼십 대 중반을 넘긴 여섯 사내들은 모이기만 하면 ‘장난꾸러기’가 된다. 에릭은 “(춤)짝 바꿔주면 안 되냐?”며 다른 멤버들에 투정을 부렸다. 신곡 ‘터치’ 무대에서 앤디와 짝을 이뤄 춤을 춰야 하는데, 자꾸 앤디가 자신의 몸을 만진다며 던진 농담이다. 전진은 새 앨범 ‘언체인징’ 소개를 해 달라고 하는 질문에 생수통을 마이크처럼 잡고 일어서 “이번 앨범은요”라며 너스레를 떨어 인터뷰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올해로 데뷔 19년을 맞은 국내 최장수 그룹다운 여유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신화 인터뷰 현장 풍경이다. 예능 프로그램 녹화 현장이 따로 없었다.

신화가 2일 13집 ‘언체인징’을 공개했다. ‘오렌지’ 등 따뜻하고 달콤한 발라드 5곡을 담은 파트1을 지난해 11월 낸 뒤, 신곡 ‘헤븐’ 등 리드미컬한 특징이 돋보이는 5곡을 더해 완성한 정규 앨범이다. 2015년 2월 12집 ‘위’를 낸 뒤 2년 여 만에 낸 정규 신보다. 신화는 팀 특유의 카리스마와 성숙함을 부각할 수 있는 ‘터치’를 타이틀 곡으로 내세웠다. 곡 후반 비트가 잘게 쪼개지는 어두운 댄스곡인데, 신화는 여유로운 몸짓으로 곡에 분위기를 더한다. 이효리의 ‘텐미닛’ 등을 만든 히트 작곡가 김도현이 쓴 노래다. 그와 동갑내기 친구인 이민우는 올 여름 김도현의 작업실에 가서 ‘터치’를 듣고 팀 새 앨범 타이틀곡으로 점 찍었다. 이민우는 김도현과 2000년대 중반 음악프로젝트팀 마스(M.A.R.S)로 창작 활동을 함께 한 인연도 있다.

“1분 30초 분량의 미완성 곡이었는데 도입부를 듣는 순간 느낌이 확 왔어요. 세련된 멜로디가 팀 이미지와 잘 어울리겠다 싶었죠. 그래서 (김)도현이한테 ‘이 노래 우리가 하고 싶다’며 어필을 했죠.”(이민우)

“‘슈퍼파워’란 곡과 타이틀곡을 뭐로 할지 고민했어요. 처음엔 멤버들 의견이 엇갈렸는데 ‘터치’가 나온 뒤 신화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노래를 타이틀로 정했죠.”(신혜성)

2일 13집 '언체인징'을 낸 그룹 신화는 "신뢰를 주는 그룹이 되고 싶다"고 했다. 신화컴퍼니 제공
2일 13집 '언체인징'을 낸 그룹 신화는 "신뢰를 주는 그룹이 되고 싶다"고 했다. 신화컴퍼니 제공

1998년 1집 ‘해결사’로 데뷔 해 20년 가까이 활동하며 멤버들도 많이 변했다. 팀에서 카리스마를 책임지는 에릭은 지난해 ‘에셰프’란 별명을 얻었다. 나영석 PD가 기획한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에 출연하면서다. 에릭이 데뷔 후 예능프로그램에 홀로 고정 출연하기는 처음이었다. 차승원이 ‘프로 주부’ 같다면, 에릭은 ‘자취 요리의 달인’에 가까운 음식 솜씨를 보여줘 주목 받았다. 에릭은 “연예 활동을 쉴 때 무인도 같은 섬에 들어가 낚시를 하곤 했다”며 “매운탕을 자주 끓이곤 했는데 막상 카메라 앞에서 요리를 하려니 만만치 않더라”고 촬영에 대한 고충을 들려줬다. 초밥 10점을 만드는 데 3시간이나 쓴 것에 대해서는 “잡은 생선이 워낙 작기도 했고, 한 번 실수를 하니...”라고 답하며 멋쩍게 웃었다.

또 다른 동료 멤버 김동완은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법을 터득하고 한층 더 여유를 찾았다. 그는 최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팀 활동을 하면서도 짬을 내 외국어도 배우고, 서핑까지 하며 탈출구를 찾아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멤버가 김동완이다.

데뷔 때는 ‘악동’으로 명성(?)이 자자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책임감도 커졌다.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하는 에릭은 “중년이 된 선배 배우들을 보면 신뢰감을 주는 분들이 많다”며 “우리도 음악 등 활동 면에서 누군가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그룹이 되려고 고민하고, 말과 행동이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려 한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신화는 ‘비 온 뒤 땅이 더 굳는다’는 말을 잘 보여준 팀이기도 하다. SM엔터테인먼트를 나와 여러 소속사를 거치며 상표권 문제 등으로 법정 분쟁을 치른 뒤 자신만의 레이블인 신화컴퍼니를 세워 자리를 잡은 사례이기 때문이다. 에릭은 상표권 문제 등으로 최근 홀로서기의 성장통을 겪고 있는 후배 아이돌그룹 비스트에 대해 “멤버들이 뭉쳐 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진지하기만 한 건 신화가 아니다. 무대 밖에서 자유로운 모습으로 팬들과 가깝게 소통해 더 큰 인기를 누리는 이들이 바로 신화다. 여섯 사내는 새 앨범 발매를 계기로 ‘예능 모험’을 준비 중이다. 신화는 인터넷 예능프로그램을 자체 기획하고 제작해 내달부터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내보낸다. 2013년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신화방송 더’보다 자유로운 방송이 될 것이라는 게 멤버들의 기대다.

“MT콘셉트가 될 것 같아요. 대본이 없어 멤버들이 편하게 노는 모습이 자유롭게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신혜성이 아닌 정필교(신혜성의 본명), 전진이 아닌 박충재(전진의 본명) 등 신화 멤버들의 ‘민낯’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앤디)

신화는 내달 부산과 대구 등 국내 공연과 대만 등에서의 해외 공연을 병행하며 팬들과 만난다. 음악 방송과 예능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출연할 계획이다. 1990년대 활동했던 그룹 젝스키스의 재결합과 S.E.S의 새 앨범 발매 소식에 대해선 “(그들을)만나면 꼭 예전 스타일로 인사하고 싶다”며 설레었다.

“체력 걱정요? 전혀 없습니다. 우린 한국 최장수 댄스그룹입니다. 파트1을 내고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아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았는데, 기다리신 만큼 더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겠습니다.”(전진)

“멤버들이 모두 새로운 걸 좋아합니다. 설렘을 갖고 새로운 시도를 해 나간 게 팀이 여태 유지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팀 이름인 신화처럼 계속 신화를 써 나갈 수 있는 그룹으로 남고 싶습니다.”(이민우)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