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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안철수의 과거와 미래

입력
2016.02.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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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50%를 넘나들었던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의 지지율을 떠올리자면 대중인기의 무상함을 떨칠 수 없다. 불과 3, 4년 사이에 그 높던 지지율은 서너 토막이 났다. 그 사이 안 의원은 고원, 김성식, 김종인, 김호기, 최장집(가나다 순) 등도 다시 불러들이지 못했다. 안 의원은 여전히 ‘새정치’에 대한 의문은 남겨놓은 채 이제는 ‘국민의당’이 되겠다고 몸을 던졌다. 안 의원의 국민의당은 2017년 대통령선거까지 마주 달려오는 차에 먼저 비켜주지 않는 ‘치킨 게임’에 올라탄 것이다.

2017년 대선 레이스에 ‘안철수 호’는 어떻게 될 것인가. 내 판단에는 고정 지지층의 부재 때문에 골치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안 의원이 출마선언을 한 이후 한국갤럽의 주간 여론조사를 추적해보면 그의 미래를 어느 정도 내다보게 해준다. 놀랍게도 2012년 9월 19일 안 의원의 출마선언이나 11월 23일 대선후보 사퇴선언이 당시 민주통합당의 지지율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당시 안 의원이 19~29세에 확보하던 지지율은 무려 40%대를 상회했다.

2014년 3월 2일 안 의원의 독자신당 포기와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선언 이후 지지율은 약간씩 상승했다. 하지만 안 의원의 합류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 상승은 한 달 이상 지속되지 않았다. 4월에 세월호가 침몰했는데 당대표가 된 안 의원은 국가시스템의 붕괴라는 세월호 정국을 이끄는 데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간 안 의원의 확고한 지지층으로 간주되던 19~29세 사이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가 낮아졌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광주ㆍ전라에서 다른 지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다.

2015년 12월 21일 신당창당을 선언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을 뛰쳐나온 뒤 안 의원은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듯 했지만 얼마 안돼 더민주에게 뒤지고 말았다. 최근 안 의원의 국민의당 지지율은 대부분 무당파 층에서 형성되었고 일부 새누리와 정의당 이탈세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국민의당 지지자 중에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빠져나간 일부도 있지만 그렇다고 더민주의 지지율은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국민의당은 19~29세로부터 불과 20%대의 지지를 얻는 중인데 이는 더민주와 큰 차이가 없다. 안 의원이 신당을 만든다고 했을 때 광주ㆍ전라에서 돌풍을 일으켰으나 최근 국민의당에 대한 호남 유권자들의 기대와 애정은 급속도로 식고 있다. 다만 국민의당은 중도층에서 더민주보다 지지를 더 얻는데 성공하고 있다.

이처럼 안 의원이 대선에 출마하고 사퇴하는 선언을 했을 때나 민주당에 합류하고 빠져 나오는 때마다 민주당에 미쳤던 영향은 일반적인 예측과 달리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리고 그 계기마다 안 의원이 민주당에 끼쳤던 영향은 긍정적인 방향이건 부정적인 방향이건 그리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은 어차피 안 의원이 아닌 이제는 적수가 된 상대에게 미치는 영향에 불과하다. 더 중요한 것은 지난 3, 4년 동안 안 의원의 지지층이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 의원은 애초에 20대로부터 엄청난 지지를 업어 이른바 ‘안철수 현상’을 일으켰다. 그러나 20대의 기대는 잦아들었고 안철수 현상을 입에 담는 사람도 사라졌다. 안 의원은 2012년 대선에 출마 선언했을 때 진보층으로부터 문재인보다 더 많은 지지를 획득했다. 그러나 지금 안 의원은 중도와 무당파로부터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2002년 김대중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부터 끊임없이 될 만한 사람을 새롭게 찾아서 지지해오던 호남 유권자가 2016년 벽두에 안 의원에게 열광했지만 금새 식었다. 한마디로 안 의원에게는 굳건한 고정표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19~29세, 중도, 무당파, 호남 유권자는 바람을 타고 유행에 민감하다. 과연 이 계층에서 안철수 현상이 재점화되고 안 의원에게 미래를 열어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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