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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터넷은행, 기존 은행과 시너지효과 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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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터넷은행, 기존 은행과 시너지효과 내려면

입력
2015.11.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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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인터넷은행이 출범의 닻을 올렸다. 금융위원회는 29일 모바일 메신저서비스업체인 카카오가 주도한 ‘한국카카오은행’과 KT가 이끄는 ‘케이(K)뱅크’ 등 2개 컨소시엄을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 선정했다.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과 달리, 주로 인터넷과 온라인 등 전자매체를 통해서만 은행업무를 수행하는 ‘점포 없는 은행’이다. 정부가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2년만의 은행 신규인가를 인터넷은행에 내준 건 정보통신기술(ICT)과 은행의 결합을 통한 서비스혁신을 이뤄 국내 은행산업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영업을 시작할 인터넷은행들의 사업계획은 기존 은행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우선 인터넷은행들은 계좌 개설, 결제, 대출, 상품판매 등 소매금융 영업 대부분을 지점운영 부담 없이 온라인상에서 수행한다. 따라서 예대금리나 수수료 등에서 가격파괴가 가능해졌다. 카카오은행과 K뱅크는 각각 카카오톡과 BC카드 결제정보 등을 활용한 새 신용평가 기법을 도입해 현재 연리 20% 이상의 대출금리를 적용 받는 저신용자들에게 10%대 중금리를 적용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톡이나 휴대전화 번호로만 송금할 수 있는 간편 송금서비스도 소비자들의 적잖은 호응이 예상된다.

인터넷은행이 국내 은행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시너지효과를 내려면 기존 은행들도 새로운 도전에 맞춰 변신해야 한다. 인터넷은행의 가격파괴에 대응하려면 당장 방대한 오프라인 지점망과 인력을 구조조정해 원가경쟁력을 갖추는 작업이 시급하다. 전반적인 서비스 개선노력이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장기적으로는 예대금리와 수수료 수입에 주로 의존하는 소매금융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보다 큰 시장인 투자은행(IB) 업무나 해외영업을 적극 개척해야 한다.

인터넷은행이 출범해도 적절한 정책적 뒷받침이 없으면 은행산업 혁신목표는 백일몽에 그칠 수 있다. 기존 은행산업이 낙후한 이유도 관치(官治)에 고질적 칸막이 및 담합영업 등 비경쟁 요소 때문이었다. 따라서 앞으로 영업과 서비스 전반에 걸쳐 인터넷은행과 기존 은행의 경쟁이 최대한 활성화 할 수 있도록 적극적 규제완화 기조가 유지돼야 한다. 금산분리원칙 역시 기본틀은 유지하되, 인터넷은행의 활성화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산업자본의 실질경영이 가능하도록 소유지분 관련 법규를 유연화해야 한다. 아울러 IB 역량 강화 등 국내 은행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려면 기존 은행들도 보다 강력한 자본력을 갖추는 게 절실한 과제다. 따라서 기존 은행 간에도 큰 틀의 인수ㆍ합병(M&A) 등이 촉진될 수 있도록 후속 정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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