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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티 폭탄’ 친노ㆍ비박 동시 겨냥… “靑, 최순실 물타기”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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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티 폭탄’ 친노ㆍ비박 동시 겨냥… “靑, 최순실 물타기” 비난

입력
2016.11.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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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역공’ 정치권 반응

건설사 회장이 비자금 뿌린 사건

공교롭게 부산은 친노·비박 텃밭

민주당 “이영복이 야당 챙겼겠나”

비박계 “대통령의 뻔한 수 저열”

박지원은 “낭보… 철저 수사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것을 두고 정치권은 ‘엘시티 폭탄’이 터지는 것 아니냐며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박 대통령의 의도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물타기 또는 시선분산을 노린 것이란 비판이 대부분이었다.

정치권은 엘시티 수사 카드가 야권 인사들과 ‘비박(박근혜)’계 새누리당 인사들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의혹의 핵심은 이영복(구속) 청안건설 회장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부산의 정ㆍ관계 인사들에 뿌렸다는 것이다. 공교롭게 부산의 정치인들은 여권에선 비박계, 야권에선 친노계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박 대통령의 엘시티 수사 지시에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 엄정수사 촉구 번개 촛불집회에서 “국민 95%가 지탄하는 피의자가 사건 하나를 물었다고 큰소리 치는구나 눈치챘을 것”이라며 “언론공작 정치공작에 선동될 국민들이 아니다”고 밝혔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도 “전형적 최순실 물타기이자 퇴진국면을 전환하려는 꼼수”라며 “본인에 대한 검찰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의 의도가 분명한 수사 지시를 검찰이 그대로 따르진 않을 것이란 예상도 하고 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엘시티 비리에 여야를 막론하고 많은 정치인들이 연루됐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어느 정도 급이 되는 인물이 엮였다는 보고를 받고 물타기에 들어간 걸로 볼 수 있다”고 추측했다. 그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발언에서 “자신의 검찰 조사는 서면 조사로 대체하자는 대통령이 내 눈의 들보는 못 본 채 남의 티끌만 보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의혹이 확산되자 이영복 회장과 관련된 루머에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추 대표는 “우리당 그 누구도 부패에 연루된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약속 드린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당 위원장을 지낸 김영춘(부산진갑) 민주당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민주당은 5년 넘게 각종 의혹 덩어리인 이영복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엘시티 특혜와 관련된 해운대구, 부산시는 현재 여권이 장악했다”고 지적했다. 이영복 회장 입장에서 민주당 인사들을 챙기고 말고 할 게 없다는 얘기다. 야권 인사도 “문재인 전 대표나 문 전 대표가 속한 법무법인 부산과 이영복이 관계 있다는 얘기가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억측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비박계 한 의원도 “상황을 모면하려는 뻔한 수를 쓰는 대통령이 매우 저열하다”며 “이영복과 연관 있다는 말이 돌고 있는 몇몇 친박 인사들은 적당히 덮어주면서 비박계나 야당을 압박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아침 비상대책회의에서 엘시티 의혹을 제기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수사 엄단 지시는 낭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포스코건설이 엘시티 건설 수주를 한 것에 대해 “대통령과 가장 가깝다고 자랑하고 다니는 정치인이 개입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당은 이영복 사건이 새누리당 비박계와 민주당을 동시에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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