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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자리 창출" 의지에 재계 "공격적 투자"로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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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자리 창출" 의지에 재계 "공격적 투자"로 화답

입력
2015.08.1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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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평택 단지·바이오로직스 증설

SK 하이닉스 반도체 신규 공장 추진

LG, OLED분야에 투자 집중 승부수

전문가 "환영하지만 진정성이 필수, 정부 눈치보는 투자는 후유증" 지적

대기업들의 잇따른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는 정부의 경기 활성화 정책과 이에 부응한 대기업의 의지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임기 절반을 넘긴 박근혜 정부 입장에선 경제 분야에 가시적 성과가 필요하고, 재계는 이에 적극 호응함으로써 최근 재벌기업에 대한 안팎의 곱지 않은 시선을 극복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이 내놓은 ‘청년 일자리 종합대책’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청년 일자리 창출 계획의 ‘백화점’격이다.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은 삼성 협력사 취업 희망자에게 직업훈련 기회를 제공한다. 삼성이 취업희망 청년에게 월 150만원을 지급해 협력사와 함께 6개월간 교육시키고, 이 과정을 거쳐 4년 이상 근무한 청년은 경력 사원으로 삼성에 입사할 수 있도록 했다. ‘사회 맞춤형 학과’ 확대를 통해 마이스터고, 대학의 특성화 학과 등과 손잡고 1,6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기업과 구직자가 서로 원하는 인력과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인력 미스매치’ 현상을 해결하려는 취지다. 삼성은 전자, 금융영업 업종에서도 4,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든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 호텔신라 면세점과 신라스테이, 삼성바이오로직스 2ㆍ3공장 증설 등을 신규 투자 계획으로 내놓았다. 이를 통해서도 내년까지 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삼성의 생각이다. 이외에도 소프트웨어 인력양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삼성은 또 지난해 도입한 임금피크제를 내년부터 전 계열사에 적용한다. 정년이 연장되는 56세부터 매년 전년도 연봉의 10%씩 줄이되 복리후생은 똑같이 제공하는 방식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고용과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장 화끈한 투자 계획을 내놓은 곳은 SK그룹이다. SK그룹의 1차 투자대상은 이달 중 준공 예정인 경기 이천의 신축 D램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공장 가동에 필요한 신규 장비를 도입해야 하는 만큼 투자를 늦출 수 없다. 추가로 신규 공장을 2곳 더 증설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그룹 수뇌부인 수펙스추구협의회가 반도체 사업 46조원 투자계획을 내놓자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 분야도 빠른 시일 내에 투자 확대 방안을 만들어달라”며 ‘플러스 알파’ 투자를 주문했다. 또 취업희망자를 돕는‘고용 디딤돌’, 창업 지원 프로그램 ‘청년 비상’ 등에 대해서도 조기 정착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년 고용도 확실히 챙기겠다는 의지다. 최 회장은 이번 주 SK하이닉스 신축 공장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이 앞으로 2년간 총 3만명의 청년 일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그룹이 앞으로 2년간 총 3만명의 청년 일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SK그룹은 SK케미칼 등 일부 계열사들에 대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룹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워커힐 등 주요 계열사들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했으며, 아직 도입 여부가 미정인 3, 4곳의 소규모 계열사들도 앞으로 노사 협의 등을 거쳐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도 주력 투자 제품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하는데 2018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다양한 크기와 두께의 화면을 만들기 쉽고, 휜 형태의 제품까지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OLED를 미래 먹거리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을 위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제품으로 OLED를 선정한 만큼 앞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투자로 생산유발효과가 35조5,000억원에 이르고, 직간접적으로 13만명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대기업들의 이 같은 대규모 투자 추진 소식에 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투자 계획이 실질적인 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과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전문가는 “대기업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되면 단기적으로는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래 예측이나 경영 전략이 전제가 된 투자가 아니라 정부의 눈치를 본 결정이라면 장기적으로는 큰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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