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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사임ㆍ검찰 수사… ‘파나마 페이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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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사임ㆍ검찰 수사… ‘파나마 페이퍼’ 후폭풍

입력
2016.04.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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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총리 선친 바하마 유령 회사, 모색 폰세카의 오랜 고객

가디언 “캐머런 부유한 삶 혜택 받아”

선친 이언 캐머런이 조세회피처에 유령 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드러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5일 기자간담회에서 “내 명의의 역외펀드 주식이나 재산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버밍엄(영국)=로이터 연합뉴스
선친 이언 캐머런이 조세회피처에 유령 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드러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5일 기자간담회에서 “내 명의의 역외펀드 주식이나 재산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버밍엄(영국)=로이터 연합뉴스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 회피 자료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 공개 후폭풍으로 아이슬란드 총리가 5일(현지 시간) 사임한 데 이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특히 미국 등 주요국들은 파나마 페이퍼스와 관련된 역외 탈세에 대해 고강도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 명의의 역외펀드 주식이나 재산이 전혀 없다”며 “총리 월급을 받아 저축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는 선친인 이언 캐머런이 세운 회사로부터 그의 가족들이 이익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해명을 하지 않았다. 캐머런 총리는 선친이 조세회피처인 바하마에 유령회사인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자료가 나옴에 따라 곤경에 처해있다.

지난 4일 공개된 파나마 페이퍼스에 따르면 2010년 사망한 캐머런 총리의 선친은 1982년 바하마에서 블레어모어 홀딩스를 설립한 뒤 이사로 재직했으며 이 회사는 모색 폰세카의 오랜 고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대에 이미 런던 부유 지역인 노팅힐에 살면서 최고급 승용차를 몰았던 캐머런 총리의 부유한 삶은 그의 아버지가 벌어들인 고수익 및 조세 회피 행태와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공식 조사를 촉구하는 한편, “버진아일랜드, 케이맨 군도 등 많은 역외 조세회피처가 영국령”이라며 영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아이슬란드 총리는 결국 사임

파키스탄ㆍ브라질 진상조사 착수

파나마 페이퍼 명단에 오른 유명 인사들 가운데에서는 가장 먼저 아이슬란드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총리가 거센 사퇴 압력에 밀려 이날 자리에서 물러났다. 귄뢰이그손 총리는 “조세회피처에 숨겨 놓은 재산이 없다”며 사퇴 압력에 맞섰지만, 마이클 하긴스 대통령이 의회해산과 조기 총선 요청을 거부하자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이외에 국제축구연맹(FIFA) 개혁에 앞장섰던 후안 페드로 다미아니 윤리위원이 파나마페이퍼스 명단에 오르면서 지난 2월 FIFA 회장직에 오른 지아니 인판티노의 연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총리 가족이 연루된 파키스탄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고 브라질 검찰도 명단에 오른 인물들을 상대로 수사에 나설 방침을 세우는 등 각국 정부의 진상조사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에 대해 조세회피 스캔들의 진원지인 모색 폰세카측은 “이번 파문은 마녀 사냥”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모색 폰세카의 공동창립자인 라몬 폰세카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역외 기업을 설립하는 것은 지난 40년 동안 한번도 기소된 적 없는 합법적인 활동”이라며 “파나마 페이퍼스를 공개한 것은 이 분야의 산업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모색 폰세카를 통해 역외 기업을 설립한 고객들 역시 잘못한 게 없다”면서 “오히려 파나마 보다는 뉴욕이나 런던에 더러운 돈(dirty money)이 더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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