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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보충제로만 ‘헐크 근육’ 만들어 보겠다고?

입력
2015.07.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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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보충제’다. 보충제는 꼭 먹어야 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단지 보충제를 먹는 것만으로 몸에 근육이 붙을 것이라고 착각하곤 한다. 그러나 보충제는 말 그대로 보충제일 뿐이다. 먹기만 하면 근육이 막 나오는 ‘약’ 이 아니다. 게다가 운동을 열심히 하고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나도 처음에는 오해를 많이 했다. 오늘은 내가 처음 보충제를 접했을 때의 얘기를 잠깐 해볼까 한다.

고등학생 시절 (벌써 20년도 더 지난 일이라니) 보충제를 구하기 위해 남대문 수입 상가를 간 적이 있다. 그 때는 지금처럼 보충제 구하기가 쉽지 않았고 정보도 많이 없었다. 헬스잡지 뒤쪽에 보면 보충제를 파는 곳 약도가 나오곤 했는데 그걸 보고 직접 찾아가서 구하거나, 남대문 수입 상가에서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만 듣고 여기저기를 수소문 하고 다녔다. 그 당시 보충제 광고를 보면 엄청난 근육질의 남자가 포즈를 잡고 있는 사진들이 있었는데 그걸 먹으면 내가 사진 속 남자처럼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한통을 다 먹어도 사진 속 남자처럼 되지 않았다. 오히려 먹으면 배가 아파 와서 화장실만 갔다.

보충제만 먹는다고 근육이 툭툭 튀어나오는 건 아니다. 잘못하면 성격만 '헐크'처럼 변할 수 있다.
보충제만 먹는다고 근육이 툭툭 튀어나오는 건 아니다. 잘못하면 성격만 '헐크'처럼 변할 수 있다.

또 고등학생인 나에게는 엄청난 거금을 들인 것이기에 아껴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 티스푼으로 한 두 스푼만 먹을 때도 있었다. 어쨌든 그렇게 한 통을 다 먹어도 내 생각처럼 몸이 변하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걸 먹으면 사진 속 남자처럼 된다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참 웃긴다. 아직도 그 때의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도 웃음이 난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서 보충제 구하기가 쉬워졌다. 인터넷을 통해 전보다 훨씬 많은 정보도얻을 수 있고, 다양한 제품들도 구입할 수 있다. 보충제를 파는 사이트에 가서 광고를 보면 예나 지금이나 외국의 프로 보디빌더 선수들이 터질 듯한 근육을 자랑하며 운동하는 사진들이 있는데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아무리 그 제품을 먹어도 그 선수들처럼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 선수들은 오랫동안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집중력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고 보충제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음식들에서 영양을 섭취한다. 그러니까 단순히 보충제를 먹는 것만으로는 절대 몸이 좋아지지 않는다.

일단 먹으려면 성분을 제대로 알고 먹어야 한다. 운동량은 적은데 탄수화물 함량이 많은 고칼로리의 보충제를 시도 때도 없이 먹으면 살이 찐다. 또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대용으로 나온 보충제도 있는데 먹을 거 다 먹고 이 보충제까지 먹는다면 체중이 늘 수도 있다. 사실 우리가 운동하면서 필요한 각종 영양소들은 닭가슴살이나 달걀, 생선 또는 고기, 고구마, 잡곡류, 과일 또는 채소 등 가공을 거치지 않거나 가공을 최소화한 음식들에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런 음식들을 조리하거나 챙겨먹는 과정에서 오는 번거로움을 줄여주기 위해 여러 가지 성분을 혼합하여 가공한 것이 우리가 흔히 접하는 단백질 보충제다. 물론 음식에서 섭취하기 어려운 영양소도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 운동초보자이거나 운동량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하루 세끼 골고루 잘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운동 시작했다고 해서 무조건 단백질 보충제가 필수인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운동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낫다.

보충제 보다는 가공을 최소화 한 음식으로 영양을 보충하도록 하자. 게티이미지뱅크.
보충제 보다는 가공을 최소화 한 음식으로 영양을 보충하도록 하자. 게티이미지뱅크.

아무래도 보충제는 수입품이 많다 보니 우리 몸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그 제품을 먹을 때마다 배가 아파서 화장실을 가야 한다면 굳이 그걸 감수해가면서 열심히 먹을 필요가 없다. 만약 보충제를 먹으려 한다면 최소한 내 운동 목적에 맞는 것인지 성분을 제대로 알고 먹어야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을 제대로 해가면서 먹는 것이다. 또 보충제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조금만 더 신경 써서 음식에서 영양을 섭취하도록 하자. 운동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서 알지도 못하는 보충제를 이것저것 구입해서 아무리 많이 먹어봤자 원하는 만큼의 몸을 만들 수 없다. 진정 몸짱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운동부터 하자.

개그맨

이승윤 '헬스보이 포에버' ▶ 시리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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