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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걱정만 부르는 軍' 정말 뜯어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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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걱정만 부르는 軍' 정말 뜯어고쳐야 한다

입력
2014.09.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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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기강 관련 사건ㆍ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GOP 총기난사 사고에 이어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으로 나라가 발칵 뒤집힌 게 불과 얼마 전이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특전사 대원 2명이 훈련 중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고, 심지어 육군 대장이 만취 추태를 부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군이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뉴스의 소재가 되는 상황은 비정상적이다. 군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기는커녕 근심과 고통을 주는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

신현돈 1군사령관의 탈선은 기강이 무너질 대로 무너진 현실을 보여준다. 휴전선 부근 최전방을 관할하는 그는 대통령 해외순방으로 전군에 ‘군사대비태세 강화 지침’이 내려졌는데도 위수지역을 벗어났다. 모교에서 안보강연을 한 뒤 인근 식당에서 동창생들과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술을 마셨다. 복귀 도중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 갔는데 전투화는 한 쪽만 신고 있었고 별 4개 계급장이 붙은 군복은 심하게 흐트러진 상태였다고 한다. 수행병력들이 민간인의 화장실 출입을 통제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본 민간인들이 개탄할 정도였다고 하니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짐작할 만하다. 군 최고사령관이란 사람이 이 모양이니 예하 부대의 군율이 제대로 설 리가 만무하다.

더 한심한 건 군의 조직적인 은폐 의혹이다. 사건 발생 두 달이 훨씬 지나도록 쉬쉬해오다 최근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보가 오자 부랴부랴 전역지원서를 제출 받아 수리했다. 당시 국방부장관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책임 문제가 다시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일 특전사 부대 내에서 훈련 중 일어난 대원들의 사망 사고의 원인은 안전의식의 부재다. 두건을 얼굴에 씌운 채 끈으로 목을 묶고 1시간 동안 견뎌내는 포로체험 훈련은 올해 처음 도입해 실시하는 만큼 사전에 충분한 안전대책을 세웠어야 한다. 이런 고강도 훈련에 군 경력이 얼마 되지 않은 하사관들을 참여시킨 것도 논란을 낳고 있다. 군의 특수훈련은 엄정한 기강이 확립돼있지 않으면 늘 위험성이 따른다. 일선 군 부대의 기강 해이가 또다시 아까운 생명들을 앗아간 것이다.

최근 부쩍 잦은 군의 대형 사건ㆍ사고는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의 국방 안보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전시작전권 반환 유예에 얽매이는 바람에 군 정예화와 국방개혁은 뒷전에 밀려났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3년 반 동안 국방장관을 지낸 김 실장은 말로만 전투형 군대 육성을 내세웠지 정작 이와 관련한 국방개혁은 게을리 했다. 관료화된 군 수뇌부의 개조, 국방 개혁 작업, 정신 무장 강화 등 밑바닥부터 머리 꼭대기까지 전부 뜯어고치지 않고는 지금의 오합지졸과 다름 없는 군의 본 모습은 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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