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사설] 무겁게 다가오는 틸러슨 미 국무장관 지명자의 대북 발언

알림

[사설] 무겁게 다가오는 틸러슨 미 국무장관 지명자의 대북 발언

입력
2017.01.12 20:00
0 0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 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렉스 틸러슨이 11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 인준 청문회에서 대외정책에 대한 첫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가 강조한 대외정책의 기조는 힘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위상 회복과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해법 추구로 모아진다. 특히 북핵과 대중관계에서 강경 일변도의 발언을 쏟아내 차기 정부에서의 동북아 정세에 일대 격랑이 우려된다.

틸러슨 지명자는 북한에 대해 “이란과 북한 같은 적들이 국제규범 순응을 거부하기 때문에 세계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이들의 국제 합의 위반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보리 결의를 무시한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북한을 ‘적’으로 규정해 전임 정부의 ‘전략적 인내’같은 소극적 정책과는 다른 강경한 대북정책을 예고했다.

틸러슨의 발언은 아시아가 트럼프정부에서도 최우선 순위에 있음을 확인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공언한 이후 북핵 문제는 차기 미국 정부에서도 화급한 현안으로 떠오른 상태다. 핵 능력 고도화를 앞세운 북한의 도발적 대미 경고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정면 대응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북핵 문제가 트럼프 정권 초기에 일찌감치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그는 북핵 관련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중국이 유엔 제재를 지키지 않는다면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이 적절한 방법일 것”이라고 해 중국 기업과 기관들에 대한 포괄적 제재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어 남중국해의 인공섬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은 신뢰할 만한 파트너가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이 중국의 아킬레스건이나 다름없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가동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자체로 강력한 대중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게 분명하다.

문제는 예상되는 중국과 북한의 반발이다. 북한은 이미 한 차례 견제구를 날린 상태이고, 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이 철회되지 않는 한 북핵 협조는 없다고 공언한 마당이다.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과 만난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도 사드 배치를 재확인한 바 있다. 북핵을 불용한다는 미국의 메시지는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북한과 중국의 반발을 불러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상황은 걱정스럽다. 북핵 문제에서 미중 양국이 접점을 찾고, 그 과정에서 한중 관계가 다시 회복되는 선순환을 겨냥한 새로운 대미ㆍ대중 외교가 눈앞의 과제로 떠올랐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