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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대출 옥죄기, 건설사 수주전 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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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대출 옥죄기, 건설사 수주전 판도 바꾼다

입력
2016.07.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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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ㆍ부채비율 등 재무지표

중도금 대출 조달 여부 변수로

강남 재건축 희비 갈릴 가능성

기존 연대보증 잔액도 관건

브랜드 가치 다소 떨어지지만

재무 탄탄한 업체엔 기회 될 수도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아너힐즈’ 조감도. 디에이치아너힐즈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제를 적용 받는 첫 사업장이다. 현대건설 제공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아너힐즈’ 조감도. 디에이치아너힐즈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제를 적용 받는 첫 사업장이다. 현대건설 제공

정부가 최근 고가 아파트에 대한 중도금 대출 ‘옥죄기’에 나서면서 건설사의 재무 역량이 강남 재건축 수주전의 핵심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사의 자체 신용을 토대로 보다 저렴한 금리에 중도금 대출을 적기에 조달할 수 있을 지 여부가 강남 재건축 단지의 사업성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재무 안정성에 비해 브랜드 가치가 다소 떨어지는 일부 건설사에게는 이러한 시장의 변화가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는 분양 아파트 중 일반 분양가가 9억원을 넘는 곳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을 수 없다. 통상 전용면적 84㎡ 기준 일반 분양가가 10억원을 넘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공사를 맡은 건설사는 HUG 보증이 아닌 자체 신용으로 은행에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계약자(수분양자)에게 중도금 대출(분양가 60%)을 연결해줘야 한다.

이번 중도금 대출 규제로 인해 강남 재건축 사업 현장에서는 건설사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전망이다. 그동안 대형 건설사는 모두 자체 신용과 관계없이 신용등급 ‘AAA’인 HUG 보증을 활용해 연 3% 안팎의 금리로 중도금 대출을 계약자에게 연결해 줄 수 있었다. 재건축 수주전의 성패는 금리 등 금융 조건보다는 브랜드나 고분양가 등의 전략에 좌우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건설사의 자체 신용에 따라 대출금리가 바뀌고 이에 따라 사업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이제 강남 재건축 수주전의 핵심 변수는 재무구조”라고 말했다.

2016-07-05(한국일보)
2016-07-05(한국일보)

우선 신용등급,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에 따라 건설사 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현재 국내 주요 건설사 중에 현대산업개발의 부채비율(3월 말 기준)이 127.83%로 가장 낮으며, 삼성물산(136.28%), 대림산업(149.52%), 현대건설(155.32%) 등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반면 SK건설(307.01%), GS건설(274.29%), 대우건설(274.22%) 등의 부채비율은 다소 높은 편이다. 대형은행의 한 여신 담당자는 “신용등급, 부채비율에 따라 중도금 대출 금리가 주요 건설사 간에도 1%포인트 이상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순현금(현금성 자산이 차입금보다 많음) 상태인 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이 수주 역량 측면에서 타 건설사와 차별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향후 추가적인 보증여력과 연계될 수 있는 기존 연대보증 잔액 또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대우건설은 주택 신규 분양 과정에서 계약자(수분양자)의 중도금 대출에 대해 2조3,410억원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8,941억원), SK건설(5,553억원), 대림산업(4,850억원), 현대건설(3,512억원) 등도 잔액이 많은 편이다.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종의 우발채무인 연대보증 잔액이 많으면 많을수록 은행 입장에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서는 건설사 연대보증 규모가 많이 줄었기 때문에 향후 보증 여력은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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