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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감정ㆍ색깔론 조장 막말 유권자가 심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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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감정ㆍ색깔론 조장 막말 유권자가 심판해야

입력
2017.04.19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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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은 보수 대 진보 구도가 무너지고 야야(野野) 대결로 치러질 전망이다. 보수와 진보의 심장부인 영남과 호남에선 지역 대결구도가 사라진 채 부산 출신 두 야권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3김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조금씩 허물어져 온 한국정치의 고질적 지역주의가 이번에는 사라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 배경이다. 그런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망국적 지역감정을 자극해 표를 얻으려는 구태가 재연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17일 전주 유세에서 “문재인이 대북 송금 특검을 해서 김대중 대통령을 완전히 골로 보내 버렸다” “안철수가 대통령이 돼야 전북 출신 인사가 차별을 안 받는다”며 호남 민심을 자극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대구 유세에서 조응천 의원은 경북 출신임을 강조하며 “국민의당이 전라도당이지 왜 우리가 전라도당이냐”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도 “박지원 당과 연대하는 순간 보수지역인 대구ㆍ경북이 다 죽는다”며 지역감정을 부추겼다. 손학규 국민의당 선대위원장은 18일 대구 유세에서 “홍찍문(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대통령 된다)”이란 말로 반문 정서를 자극하기도 했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던 무차별 색깔공세도 고개를 들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18일 울산 유세에서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사실상 대북 정책에 한해서 대한민국 대통령은 김정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실질적 대통령은 사실상 친북 좌파인 박지원 대표가 된다”고도 밝혔다. 선거 때면 보수 정당이 안보 불안심리를 부추기려고 이념공세를 펴는 경우가 잦았지만 대선 후보가 직접 상대 후보에 색깔론을 들이댄 건 유례를 찾기 어렵다.

5ㆍ9 대선의 역사적 의미는 자명하다. 국정농단으로 흐트러진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고, 초유의 안보 및 경제위기를 헤쳐 나갈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것이다. 문ㆍ안 두 후보는 기회 있을 때마다 지역주의에 기초한 편가르기와 증오의 정치를 끝내고 통합과 혁신의 새 정치를 이루겠다고 다짐해 왔다. 그랬으면 두 후보뿐만 아니라 각각의 진영에서도 그에 걸맞은 품격과 절제를 보여 주어 마땅하다. 당장의 득표를 위해 지역감정과 색깔론까지 부추기다가는 심각한 선거 후유증만 남길 뿐이다.

대선 후보들은 지금 당장 지역주의와 색깔론을 선거운동에 활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길 바란다. 유권자도 지역주의 조장과 이념공세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투표로 보여 주어야 한다. 그래야 지역감정과 색깔론에 기대는 구태 정치를 끝장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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