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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친박계 “청산 기준 따르면 누가 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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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친박계 “청산 기준 따르면 누가 남나”

입력
2016.12.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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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진 “강성 친박 나가라

실세 10여명 살생부 돌아

‘안 나가면 출당도 불사’ 의지

박 대통령 있는 한 대선 준비 어려워

반기문 입당 환경 만들려는 포석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친박계 핵심 의원들을 향해 "다음달 6일까지 자진 탈당하라"고 요구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친박계 핵심 의원들을 향해 "다음달 6일까지 자진 탈당하라"고 요구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친박 핵심 의원들에게 시한까지 못박으며 “스스로 나가라”고 통보함에 따라 일부 중도파 외에는 친박계만 남은 새누리당이 새해 벽두부터 인적 청산을 놓고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인 위원장은 인적 청산 대상을 국민 앞에 사과하고 2선 후퇴를 할 도의적 책임자와 자진해서 탈당해야 할 정치적 책임자로 나눴다. 방점은 ‘정치적 책임 대상’에 찍힌다. 인 위원장은 “내달 6일까지 시간을 주겠다”며 “스스로 나가야 명예롭지 않겠느냐”고 했다. 자진 탈당하지 않으면 출당까지 시키겠다는 경고다.

인 위원장은 이날 인적 청산 대상 의원들의 이름은 입에 올리지 않았지만, 당내에선 살생부 명단이 돌았다.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ㆍ최경환 의원을 비롯해 이정현 전 대표, 홍문종 조원진 이장우 김태흠 정종섭 곽상도 추경호 의원 등 강성파 10여명이다.

친박계는 갑작스러운 선전포고에 당황한 기색이다. 영남권 친박계 의원은 “2선 후퇴는 예상했지만 탈당 요구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취지는 수긍하지만 동의한다고는 못하겠다”고 말했다. 한 친박계 인사는 “인 위원장이 밝힌 청산 기준에 따르면, 대체 당에 남을 사람이 누구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탈당 1순위로 꼽히는 서청원ㆍ최경환 의원 측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두 사람은 전날 이구동성으로 2선 후퇴와 백의종군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서 의원의 한 측근은 “2선 후퇴면 됐지 뭘 더 하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최 의원 쪽도 “이미 밝힌 것 외에 더 할 말이 없다”며 입을 닫았다. 두 의원은 이날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 전 대표도 전화기를 꺼놨다. 친박계 관계자는 “열 받았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결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출당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 심판에서 기각 결정이 나기를 바라며 무죄를 주장하는 박 대통령이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한 새누리당은 조기 대선 준비를 하기가 어렵다. 한때 친박계에서 대선 주자로 밀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새누리당에 들어올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것도 그래서다. 친박계 관계자는 “인 위원장이 반 총장이 당에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 위원장 의지대로 친박 핵심 의원들이 순순히 당을 나가리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특히 서 의원은 그간 “똘똘 뭉쳐야 산다”며 친박계 의원들을 독려해왔다. 여권 관계자는 “순순히 당을 나간다면 그건 분당의 책임을 지는 꼴이니 자진 탈당을 하리라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당에 잔류한 온건 친박계 의원 사이에선 인 위원장의 뜻에 동의하는 의원들도 있어 ‘2차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친박계가 끝까지 탈당을 거부한다면 어떤 조치를 할지에 대해 인 위원장은 “그때 가서 말하겠다”며 입을 다물었지만, 비대위원장 직을 던질 가능성이 높다. 인 위원장은 이날 “2006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윤리위원장에 임명돼 출근할 때 처음 매고 온 넥타이를 일부러 찾아서 하고 왔다”고 했다. 당시 기자들과 처음 만나 인 위원장이 한 말은 “(뜻대로 잘 안 되면) 나가겠다”였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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